한국형발사체 첫 시험설비 구축 현장 가보니…

한국형발사체 첫 시험설비 구축 현장 가보니…

(고흥)전남=류준영 기자
2014.01.26 12:06

[르포]액체엔진 시험설비 상반기 완공

나로우주센터에서 공사중인 '연소기 연소시험설비'/사진=류준영 기자
나로우주센터에서 공사중인 '연소기 연소시험설비'/사진=류준영 기자

"나로호(KSLV-1) 3차 발사 성공 2~3일 후 불도저에 굴착기까지 건설용 중장비가 전부 들어왔어요. 나로호가 참 많은 것을 바꿔놨죠."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 이곳에서 일하는 한 연구원은 지난해 2월 한국형발사체 시험설비 시설 개발의 첫 삽을 뜨던 모습을 이렇게 떠올렸다.

지난 23일 찾은 나로우주센터 내 한국형발사체 추진기관 시험설비 공사현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대로 가는 휘어진 길 곳곳에 거대한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100% 토종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발사체를 쏘아 올리기 위한 시험시설을 짓고 있다. 우주개발중장기사업인 '2020 프로젝트'의 첫 단추다.

나로호에 이은 2번째 도전과제인 '한국형발사체(KSLV-2) 개발 사업'은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올려놓을 수 있는 300톤(t)급(75t×4) 3단형 발사체를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드는 것.

2021년까지 투입될 예산만 1조9572억원. 이 중 23%인 4400억원이 시험설비 건설에 배정돼 설비 구축이 진행중이다.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사진=류준영 기자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사진=류준영 기자

그동안 국내에는 75t급 액체로켓엔진 시험을 할 수 있는 대형시설이 없어 설계·해석 업무와 저추력 시험만을 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이번 사업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대형 액체엔진을 시험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된다.

이곳 시험설비에서 75t 및 7t급 액체엔진의 연소기, 터보펌프 등에 대한 성능 시험이 이뤄진다. 항우연 관계자는 "높이를 필요로 하는 시험들이 많아 나로도의 비탈진 경사면을 활용해 시험설비를 짓고 있다"며 "내년까지 6개의 시험설비가 나로우주센터에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주센터에 들어설 시험설비는 △연소기 연소 △터보펌프 실매질 △3단 엔진 연소 △엔진 지상연소 △엔진 고공연소 △추진기관 시스템 등이다.

이와 함께 대전에 위치한 항우연에 4개의 시험설비까지 합쳐 한국형우주발사체를 위한 추진기관 시험설비는 총 10종이 구축된다.

터 닦기 공사로 시작된 시험설비 공사는 10종 중 6종의 구축공사가 4~6월 대부분 마무리된다. 특히 한국형발사체 액체엔진 핵심 구성품인 연소기와 터보펌프에 대한 핵심시험설비인 '연소기 연소시험설비'와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 등이 곧 완공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연소기 연소시험설비 공정률은 약 85%로 오는 4월이면 대부분 시험설비가 갖춰져 이르면 6월초부터 연소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소기 연소시험설비에 함께 지어진 소음저감장치(원형건물)/사진=류준영 기자
연소기 연소시험설비에 함께 지어진 소음저감장치(원형건물)/사진=류준영 기자

연소시험설비는 KSLV-2 연소기에 연료를 주입해 연소시험을 실시하는 장소다. 현장서 본 연소기 연소시험설비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에 가스탱크 등의 설치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또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는 가스배관 공사와 진입도로 포장공사 정도만을 남겨뒀다.

특히 연소시험설비는 이곳 시험설비의 꽃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약 200회 이상 연소기 시험이 반복 수행된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은 "이곳 테스트 단계까지 왔다는 얘기는 모든 부품들이 결합돼 엔진이 목적한 바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시험설비라고 강조했다.

이 연소시험설비는 여타 다른 나라 설비와 다르다. 마을어업장에 근접하고 국립공원이란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해 어민들의 어업활동에 최대한 누가 되지 않도록 연소가스에 물을 분사해 안전하게 열을 낮추고, 기계소음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소음저감장치를 별도로 지었다.

항우연 관계자는 "엔진이 불을 뿜을 때 초속 2500m 가스가 분출되면서 매연과 함께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과 마주하고 있는 탓에 주변 어민들 조업에 해가되지 않도록 이런 시설을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로우주센터 추진기관 시험설비는 한국형발사체 개발 이후, 발사체 인증 및 엔진성능 개량 등에 지속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영민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 팀장은 "이곳 시설은 향후 30~40년 간 운영될 예정이라서 확장성을 충분히 고려했다"며 "시험설비용 스탠드를 현 75톤급에서 150톤급 신형 엔진 개발에도 운용할 수 있도록 구조물 교체가 가능한 구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시험설비가 모두 구축되고, 이후 75t급 액체로켓 엔진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17년 한 차례 시험발사를 한뒤 2019년, 2020년 초 각각 2차례에 걸쳐 300t급 엔진을 실은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KSLV-2 시험발사가 성공하면 오는 2020년 달 궤도선·착륙선을 실은 한국형발사체를 2차례 발사하는 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다.

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계획
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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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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