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대참사' 왜? …"화난 유권자 많으면 AI도 예측불가"

여론조사 '대참사' 왜? …"화난 유권자 많으면 AI도 예측불가"

서진욱 기자
2016.04.26 11:32

굿인터넷클럽 '인터넷과 선거' 주제 토론… 실제 선거기간 짧아 표심 예측 어려워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굿인터넷클럽 3차 행사(인터넷과 선거)에 참석한 김봉신 한국갤럽 팀장, 류정호 중앙선관위 심의등록팀장, 박대성 페이스북 코리아 이사, 황용석 건국대 교수(왼쪽부터). /사진=서진욱 기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최한 굿인터넷클럽 3차 행사(인터넷과 선거)에 참석한 김봉신 한국갤럽 팀장, 류정호 중앙선관위 심의등록팀장, 박대성 페이스북 코리아 이사, 황용석 건국대 교수(왼쪽부터). /사진=서진욱 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은 여론조사의 대참사로 불릴 정도로 예상과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안정적으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난 후보들조차 낙선한 경우가 많았다. 여론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김봉신 팀장은 26일 '인터넷과 선거'를 주제로 열린 굿인터넷클럽 행사(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최)에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유권자들이 징벌적 성격의 투표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분노한 유권자들의 규모가 오차 범위를 무시할 만큼 커지면 (여론조사의) 대참사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노한 유권자들이 많으면 알파고(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총선은 전체 여론과 지역구 여론이 다르기 때문에 정보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인터넷 여론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는 정권을 심판하는 '회고적 투표'를 하되, 정당 투표에서는 대선처럼 '전망적 투표' 성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선거구 획정과 공천 과정이 지연되면서 민심을 파악하기 어려웠던 점도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의 차이가 컸던 이유로 꼽혔다. 후보들의 정보가 유권자들에게 뒤늦게 전달돼 표심이 선거 직전 결정됐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번 총선은 경선과 선거운동 기간이 충분치 않았다"며 "대부분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가 틀렸다"고 말했다.

다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는 민심의 변화가 감지됐다. 박대성 페이스북 코리아 이사는 "총선 기간 중 언급량(게시물, 좋아요, 댓글, 공유 등 활동을 종합적으로 취합)을 분석하면 심판론보다는 개혁론이 많았고,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 언급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이와 비교해 대구 지역에서 새누리당 언급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적으로 투표와 연관됐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전체적인 트렌드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특정 의도로 편집된 여론조사 결과가 인터넷으로 확산되는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 역시 이번 총선의 특징이다. 류정호 중앙선관위 심의등록팀장은 "이번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일종의 여론몰이 수단으로 활용된 것 같다"며 "후보와 지역 언론사, 조사기관 등이 결탁해 해당 후보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사가 보도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론조사의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조사의 정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붕괴됐다"며 "어떤 조사가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보니 불법적인 사례가 많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전체적인 흐름을 보자면 여론조사의 한계를 인정해야 겠지만, 긍정적인 측면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인터넷이 등장할 때만 해도 정치 구조를 뒤바꿀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질적인 개선은 기대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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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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