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AI는 자연스레 걸러질 것…결국 재미있는 게임이 살아남는다"

AI 코딩 에이전트로 게임 업계가 술렁인다. 게임 개발이 쉬워지면서 신작이 크게 늘었고 비슷한 게임을 따라 만들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인디 게임 생태계 파괴와 아이디어 무단 도용에 따른 저작권 침해 우려까지 제기한다.
24일 게임 업계에서는 이달 26일까지 열리는 무료 데모 축제 '스팀 넥스트 페스트'가 화제다. 스팀 DB(데이터베이스) 집계 기준 7145개 중 2595개가 AI로 만든 게임이다. 스팀 분석 업체 조사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중반까지 스팀에 출시된 게임 5만여개 중 AI 표시가 붙은 게임 비중은 2024년 10.9%, 지난해 19.9%, 올해 30.8%로 높아졌다.
신작이 우후죽순 늘어나자 게임 업계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특히 저예산 소규모 인디 게임사들은 게임을 출시하자마자 또 다른 신작에 묻힐 것을 걱정한다. 대형 게임사의 경우 마케팅비를 태워서 여러 채널로 홍보할 수 있으나 인디 게임사는 그러기가 힘들다. AI가 영세한 게임사에 새로운 무기이면서 새로운 적이 된 셈이다.
베끼기 문제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게임 개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소위 'AI 딸깍'으로 인기 있는 게임을 베껴 출시하는 것이다. 벌써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자기 아이디어가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온다. 게임 하나로 실적이 좌우되는 인디 게임사에도 문제지만 대형 게임사에도 출시 전 테스트를 위해 출시한 버전을 그대로 베낀 게임이 나온다면 치명적일 수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분별한 AI 활용을 금지하거나 아예 AI를 활용해 만든 게임을 별도로 관리하는 식이다. 스팀은 현재 AI 사용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으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2017년 폐지된 그린라이트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유저의 투표와 피드백을 통해 출시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한편 이런 현상을 단순 헤프닝으로 보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AI 개발붐이 불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 결국 제대로 만든 게임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취지다. 이들은 AI에 대한 게임 업계의 부정적인 인식을 근거로 든다. 국내 게이머들이 AI를 혐오하는 데다 올해 GDC(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23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AI가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한 응답자가 52%에 달했다. 서구권의 경우 AI로 인한 실직 문제로 AI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에서는 AI 게임 홍수의 시기를 지나면 결국 재미있는 게임만 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어떤 게임이 잘 나가면 그와 비슷한 게임이 우후죽순 나오는 것은 지금도 일반적인 일이고 그 속도가 더 빨라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AI에 경각심을 가진 유저들이 자연스레 AI 슬롭(Slop) 게임을 구분해 내면 정말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게임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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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한 변화는 거부할 수 없다. 그동안 만들어 온 생태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가올 미래를 대비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