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4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
◇션 그래디 아스트라제네카 BD부문 수석부회장
◇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에 매우 중요한 국가"
"중국, 빠르게 성장…한국 제도 개선 시급"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국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가 추진 중인 임상개발 프로그램 건수만 따져봐도 4건 중 3건꼴로 한국이 참여할 만큼 집중도가 높죠. R&D(연구·개발) 협력과 투자 확대는 늘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션 그래디 아스트라제네카 BD(사업개발)부문 수석부회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24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 미디어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다. 한국 등 전 세계 80여개국에 지사를 마련, 120여개국 이상에 진출하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션 부회장은 "특히 종양학 연구에서 한국은 임상 연구 진행 건수에서 미국·일본에 이어 3위"라며 "제약·바이오 영역에서 충분히 혁신을 주도할 역량을 가진 국가"라고 말했다.
션 부회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기술 협업 등을 총괄, 현재 회사에서 진행 중인 1000여개의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중 대다수에 참여하고 있다. 션 부회장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에 참가하며 한국 정부·업계 관계자와 협업 내용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그는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 BD 부분에 중점을 둔 팀을 운영하는 등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바이오 생태계와 협업을 지속하는 한편, 우리와 연관성이 높은 혁신 기업을 꾸준히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글로벌 임상 연구에 있어 손꼽히는 파트너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의 국내 R&D 분야 투자 규모는 2017~2018년 9258만달러(약 1280억원)에서 2021~2022년 기준 1억5500만달러(약 2155억원)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날 동석한 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는 "2022년 11월 담도암 1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된 '임핀지'의 경우 오도연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아스트라제네카에 관련 연구를 선제안해 이뤄진 성과"라며 "현재도 한국 연구자들이 제안한 연구로 추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진행을 넘어 국내 연구자가 함께 약을 개발하는 솔루션 모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왔다. 전 대표는 "정부·관계기관·협회 등의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며 "한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가 바이오산업의 가치를 깨닫고 자국 투자유치에 적극적이다. 한국도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과 더 나은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션 부회장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기업은 투자처 결정에 있어, 해당 국가가 혁신에 대해 제공하는 인정과 보상책이 적절한가를 비롯해, 신속한 규제·급여 승인 및 공정한 수준의 약가설정이 가능한지 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며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매력도가 더 높은 국가에 관심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업계는 '차이나 스피드'(China Speed)로 불릴 만큼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5~20년 전부터 자국 정부 지원 아래 해외 연구자를 중국으로 불러들여 장기적인 계획으로 산업을 키워왔다. 전 대표는 "중국은 연구개발의 시도 자체가 빠르고 만일 실패하더라도 과감하게 종료(Fail-fast)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며 "중국의 신약 개발 혁신에 대해 서구의 다국적 기업들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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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바이오텍 그라셀 바이오테크놀로지를 인수하며 세포·유전자치료(CGT)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 2년간 아스트라제네카의 혁신에 있어 매우 중요한 원천이 됐다"며 "최근 진행했던 12건의 사업개발 비즈니스 중 7건이 중국 기업과 진행됐다. 이 기간 중국 기업과의 계약 규모는 80억달러(약 11조원)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바이오 클러스터처럼 한국도 생태계 자체가 제대로 구축돼야 한다"며 "대학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클러스터에 입주해 있는 바이오텍에 아이디어 전달되고, 바이오텍이 이를 시뮬레이션하면 대형 제약사가 해당 기술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연구기관과 기업 간 물리적인 클러스터 형성과 이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