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복지부 앞에서 항의시위
김택우 회장 "검체검사 위·수탁 개편, 일차의료기관 도산 부를 것"

정부가 1년8개월 만에 의료대란 종식을 공식화한 가운데, 의사들이 검체 검사 위·수탁 체계 개편 등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추진을 두고 "불합리한 개악(改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대(對)정부·국회 투쟁 목적의 범의료계 조직을 구성하고 궐기대회를 여는 등 집단 움직임을 보이면서 의정 간 대립이 심화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11일 오후 보건복지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열린 '검체 검사 제도 개편 강제화 전면 중단 촉구 대표자 궐기대회' 대회사에서 "20년간 상호존중 하에 정착돼 온 현행 검체 검사 체계를 통해 국민이 가까운 동네 의원에서 편리하게 검사받고 신속한 치료가 가능했던 것"이라며 "정부안이 추진되면 검체 검사는 중단 기로에 놓이고 일차의료기관들이 도산하며, 필수의료가 붕괴될 것이 자명하다. 복지부는 '제2의료사태'를 자초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의협이 반대하는 정부안은 검체 검사 위·수탁 수가를 수탁기관과 의료기관에 각각 분리해 청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위탁검사 관리료를 더해 110%로 지급 중인 현행 검사 수가를 100%로 하되, 위탁 수가와 검사 수가 비율을 조정해 따로 청구하는 방식이다. 현재 건강보험은 검사료의 110%를 병·의원에 지급하고, 병·의원은 이 중 관리료 10%를 뺀 100%를 검사센터로 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센터가 병·의원과 계약을 목적으로 검사료의 50%, 많게는 80%까지 할인해 주는 등 계약 구조가 변질되면서 이러한 경쟁이 검사의 질이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단 지적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검사센터의 과열 경쟁이 문제임에도 그에 대한 책임을 정부가 병·의원에 떠넘기려 한다고 주장한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이날 궐기대회 격려사에서 "위탁검사관리료 폐지 등은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의 생존을 위협하며 결국 국민 건강을 지탱하는 필수의료 체계를 말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수탁기관 간의 문제를 의사에게 전가하며 불공정 행위의 주체로 매도해 회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최정섭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은 이날 현장에서 이재명 정부를 겨냥해 "K-선진의료 회복을 위해 새로운 정권에 힘을 실어줬지만 의협을 향한 여러 압박을 쓰나미처럼 몰고 왔다"며 "그간의 위·수탁 문제에 대해선 의협과 합리적 해결을 거쳐야 마땅함에도 의료기관을 마치 보상을 바라는 범죄자 취급하며 정부 고시대로 강제화하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비판했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복지부가 발주한 연구용역(2023년)에서도 진료과별 특성과 방대한 검사 항목의 차이, 현행 시장 질서를 고려해 자율적 계약을 통한 안정적 운영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명확히 결론지었다"며 "이러한 과학적 근거를 무시하고 오로지 행정 편의와 권력 논리에 따라 의료 현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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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택우 회장 등은 정부를 향해 "의료 생태계를 파괴할 검체 검사 제도 개편 강제화 방안을 즉각 철회하라"며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지체 없이 구성하고 의료인의 전문성과 노력이 정당하게 반영되는 합리적 보상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에 따르면 이날 궐기대회엔 김 회장 등 의협 집행부를 비롯해 총 1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의협은 지난달 말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이하 범대위)를 구성, 이달 5일 상임이사회에서 김 회장을 범대위원장으로 선출하며 강경 기조를 본격화한 바 있다. 검체 검사 제도 개편 외에도 한의사 엑스레이(X-ray) 사용 합법화, 지역의사제 및 공공의료사관학교(공공의대) 신설 등 의사 반발이 큰 법안 발의와 정책 추진이 이어지고 있단 이유에서다. 오는 16일엔 '전국의사 대표자 궐기대회'도 앞두고 있다. 해당 궐기대회 집회 신고인원은 500명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