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글로벌 수요 및 적응증 확장 가능성에 연 평균 25% 시장 성장률 지속 전망
GLP-1 단일 작용제 한계 넘은 다중 작용제·신규 기전 '아밀린' 수용체 타깃 약물 속도
3중 작용제 앞세운 한미약품 美 2상 중…디앤디파마텍, 국내사 유일 아밀린 타깃 개발

글로벌 비만신약 시장이 내년에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존 GLP-1 계열 약물에서 다중 작용제와 아밀린 유사체 등으로 시장 범위 확대가 예상된다. 다수 글로벌 제약사가 이미 관련 품목 임상에 한창인 가운데 국내사 역시 대응을 위한 고삐를 죄는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 평균 20% 이상의 고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비만신약은 내년 약물 기전의 다양화가 본격화되면서 성장세에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구제와 장기지속형 제제는 물론, 현재 주축인 GLP-1 기반의 다중 작용제 또는 아밀린 유사체 등 새로운 기전까지 그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만신약 시장은 지난 2023~2024년 GLP-1 계열 제제인 위고비·젭바운드 출시로 완전히 재편됐다. 주 1회 투여로 두자릿수 감량률이 가능한 효능에 지난해와 올해 전세계적 공급부족을 겪을 만큼, 시장을 장악한 것이 배경이다.
시장 수요가 여전한데다 적응증 확장이 진행 중인 GLP-1 제제의 인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GLP-1 제제 중심의 글로벌 비만치료 시장은 지난해 159억2000만달러(약 23조3700억원)에서 연 평균 24.9%씩 성장해 2030년 605억3000만달러(약 88조89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엔 GLP-1 계열 약물의 제형변경을 통한 경구제 진화는 물론, 다른 기전의 신규 치료제 시장성을 평가받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아밀린(Amylin) 수용체 계열 신약의 부상이다.
아밀린은 췌장에서 인슐린과 같이 분비되는 내분비 펩타이드로 식욕 조절과 포만감 유도에 관여한다. 기존 GLP-1 계열과 같은 위장 자극 중심이 아닌 뇌의 식욕 중추 작용을 통해 포만감을 유도하는 기전이 특징이다. 위장 관련 부작용과 내약성 우위 가능성이 조명되며 GLP-1 제제의 보완재 또는 차세대 치료제로 여겨진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부턴 시장은 경구용과 주사제 시장으로 세분화 되는 것은 물론 부작용 최소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라며 "GLP-1 계열은 적응증 확장 가능성과 함께 당분간 대세 모달리티 지위 유지하고, 아밀린과 GLP-1/GCG 복합제가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미 아밀린 수용제를 기반으로 한 비만신약 개발에 진척을 보이고 있다. 임상 3상 단계로 가장 앞선 노보 노디스크를 비롯해 일라이 릴리(2상), 로슈(2b상) 등 주요 제약사들 모두 힘을 싣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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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을 기반으로 한 이중작용제인 GLP-1/글루카곤(GCG) 계열 역시 주목받는 차세대 치료제다. 식욕을 억제시키는 GLP-1과 지방대사 촉진 및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는 GCG를 동시에 자극해 '덜 먹고, 더 쓰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식욕 억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던 기존 GLP-1 단일 제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아직 허가받은 품목이 없는 가운데 일라이 릴리의 '레타트루타이드'(3상)가 선두 품목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위고비·젭바운드의 성공을 통해 비만신약 가치를 실감한 국내사 역시 해당 분야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아밀린 수용체 파이프라인 이전에 성공한 디앤디파마텍과 다중작용제 분야 강점을 보이는 한미약품, 메타비아가 대표 주자다.
한미약품(553,000원 ▲38,000 +7.38%)은 GLP-1/GCG 복합제를 넘어 GLP-1 효과를 보조하고 위장 부작용 가능성을 낮춘 GIP 수용체까지 타깃하는 3중 작용제 'HM15275'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꼽은 차세대 치료제로 비만 수술에 준하는 수준의 체중감량 효력을 목표 중이다. 지난 7월 미국 2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이후 현재 임상 진행 중에 있다.
동아에스티(45,500원 ▲1,700 +3.88%) 미국 계열사인 메타비아 역시 GLP-1/GCGR 작용제 'DA-1726'을 개발 중이다. 지난달 1상 및 전임상 데이터를 공개했으며, 이를 통해 안전성과 내약성, 4주 치료 후 의미있는 체중 및 허리 둘레 감소를 확인했다. 연말 보다 높은 용량(48mg)을 대상으로 한 8주 데이터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디앤디파마텍(74,900원 ▲7,100 +10.47%)은 경구용 아밀린 작용제 'DD07'과 GLP-1/GCG 작용제(주사제) 'DD01' 등 두 영역 품목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국내사다. DD07의 경우 올해 화이자에 인수된 미국 파트너사 멧세라에 이전된 품목으로 미국에서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DD01은 미국에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을 적응증으로 한 2상을 진행 중이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DD01의 경우 연내 전체 환자의 48주 투약을 종료하고 내년 5월 조직생검 기반의 섬유화 개선 효과 등 톱라인(주요지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며 "내달 12일부터 미국에서 열린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선 2상 12주 및 24주 투약 관련 중간 결과를 이슬기 대표가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