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강남센터, 22만명 11년 추적연구
심근경색·뇌졸중 모두 경험, 자살위험 85%↑
"심혈관질환 환자 정신건강 관리 중요"

심근경색·뇌졸중 병력이 자살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단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배난영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교수(공동 제1저자) 연구진은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을 일으키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의 자살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단 연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해당 내용은 유럽심장학회 공식 학술지 '유럽예방심장학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자료를 활용,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중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 병력이 있는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 3만7912명 △연령·성별을 1대5로 맞춘 비교군 18만9560명의 총 22만7472명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는 2009~2021년 장기간 추적 관찰 대상이었으며 이 기간 총 1250건의 자살이 발생했다.
분석 결과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환자 자살 위험은 비교군 대비 추적 기간 전반에 걸쳐 43% 더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환자에게서도 일관되게 확인됐다.

특히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모두 경험한 환자는 자살 위험이 비교군보다 85% 높아 가장 높은 위험도를 나타냈다. 이는 심근경색과 뇌졸중이 각각 자살 위험을 높이고,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한 환자에서 자살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 같은 경향은 연령·성별·우울증 병력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기존 우울증 진단이 없는 환자에게서도 자살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돼, 심혈관질환 병력이 장기적 정신건강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구진은 심근경색·뇌졸중 이후 환자가 경험하는 신체 기능 저하, 재발에 대한 불안, 사회활동 제한 등이 심리적 고통과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자살률이 높은 국가인 만큼 심혈관질환 환자의 정신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난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이 자살 위험 증가와 연관 있음을 전 국민 규모의 장기 추적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심혈관질환 환자 진료 과정에서 우울감과 자살사고 등 정신건강 문제를 함께 살피고 적절한 평가와 관리의 필요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연구는 건보공단 자료를 이용한 관찰연구로,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또 한국인 대상 연구인 만큼 다른 인구집단에 동일하게 적용하기엔 제한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