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여름철이면 피부는 이래저래 괴롭다. 높은 기온·습도로 인해 땀 분비가 늘고, 피부가 장시간 습한 상태에 놓이기 쉽다. 여기에 강한 자외선과 잦은 샤워,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피부 건조까지 더해지면 피부장벽이 약해지기에 십상이어서다. 이 때문에 습진이 새롭게 생길 수 있고, 이미 습진환자라면 습진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습진이란 홍반, 비늘(인설), 진물, 부종 같은 병변을 보이다가 만성화하면 피부가 두껍고 거칠어지는 과다각화증, 태선화를 보이는 피부질환을 통칭한다. 대부분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된다.
습진은 피부 염증의 정도와 시기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 습진으로 나뉜다. 급성 습진은 심한 부종과 홍반·진물이 특징이다. 만성 습진 땐 피부가 두꺼워지며 각질이 생긴다. 아급성 습진은 급성과 만성의 중간 정도로 두 가지 특성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습진은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피부장벽이 손상되면서 외부 자극에 대해 과민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가려움증과 붉은 발진, 피부 건조, 각질 등이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진물이나 갈라짐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과 피지 분비가 늘어나고 피부 마찰이 잦아지면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김대현 교수는 "습진은 땀이 오래 머물거나 피부가 접히고 마찰이 반복되는 부위에서 발생하거나, 있던 증상이 악화하기 쉽다"며 "특히 팔꿈치 안쪽, 무릎 뒤, 겨드랑이, 목, 허벅지 안쪽 등에서 습진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팔꿈치 안쪽과 무릎 뒤는 피부가 접히는 부위로 습기·열이 쉽게 쌓인다. 겨드랑이, 허벅지 안쪽은 땀과 피부 마찰이 동시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위로, 걷거나 운동하는 과정에서 계속 자극받기 쉽다. 이로 인해 가려움, 따끔거림, 붉어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피부가 짓무르거나 염증이 악화할 수 있다.
땀을 흘린 상태에서 꽉 끼거나 통풍이 잘되지 않는 옷을 오래 입으면 피부 자극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땀 자체가 습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피부에 오래 남아 피부장벽을 약화하고 외부 자극에 대한 민감도를 높여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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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진을 예방하려면 땀을 피부에 오래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가능한 한 빨리 씻어내거나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닦아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 샤워는 피부의 유분을 과도하게 제거하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로 짧게 하고, 자극이 적은 세정제를 사용하면 도움 된다.
샤워 후에는 피부 수분이 증발하기 전에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피부장벽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습진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는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보습제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땀을 잘 흡수하고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의 옷을 입고, 피부 마찰을 줄일 수 있는 편안한 옷을 선택하는 것도 습진 예방 도움 된다.
피부장벽이 건강하게 유지되면 바깥으로부터의 자극에 대한 방어력이 높아지고 습진의 발생·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반대로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고 해서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에만 의존했다간 피부장벽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손상된 피부장벽을 방치하면 염증이 지속되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가려움증·발진이 반복되거나 증상이 계속되면 자가 치료에만 의존하기보다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