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성탄절 여객기 테러 기도…미수에 그쳐

美 성탄절 여객기 테러 기도…미수에 그쳐

김성휘 기자
2009.12.27 12:43

나이지리아人 英대학생 용의자, 알 카에다 연계설

크리스마스인 25일 항공기 폭탄테러 기도가 발생해 연말연시 '테러 경계령'이 강화됐다. 테러 공포가 확산된 가운데 세계 주요 공항마다 검색이 강화돼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미 언론과 수사당국에 따르면 승객 278명과 승무원 11명을 태우고 네덜란드를 출발한 노스웨스트항공(델타) 에어버스330 여객기가 25일 정오(현지시간) 디트로이트 공항에 착륙하기 전 기내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로 일부 승객이 부상당했으나 큰 피해는 없었고 범인은 곧 제압됐다.

용의자 나이지리아人..알 카에다 배후 유력= 용의자는 나이지리아 국적의 청년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23). 그는 예멘에서 알 카에다와 연계된 폭발물 전문가로부터 폭탄을 건네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무탈라브는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학생으로 확인됐다. 그는 2008년 영국에 거주할 당시 2년짜리 미국 비자를 받았다. 런던에서는 압둘무탈라브의 아파트에서 조사관들이 가방과 물건들을 압수하기도 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일단 단독 범행인 것으로 보고 그를 항공기 폭파 기도 혐의로 기소했다. 분석 결과 용의자가 갖고 있던 폭발물에서 군용 고폭탄 물질인 펜타에리트리올(PETN) 80g이 발견됐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이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테러 기도 보고를 받은 직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조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용감한 승객..크리스마스 영웅의 탄생=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용의자는 나이지리아 라고스를 떠나 암스테르담에 도착, 노스웨스트 항공으로 갈아탔다.

그는 속옷에 숨겨 들어간 폭탄을 다리에 붙이고 범행 직전 복통이 났다면서 담요를 몸에 덮었다. 곧이어 폭죽 같은 소리가 나고 불길이 일었다.

승객들은 놀라 우왕좌왕했고 일부는 무슨 일이 났는지도 몰랐다. 이 때 야스퍼 슈링거라는 승객이 용의자 쪽으로 몸을 날렸다. 네덜란드인 영화감독인 슈링거는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범인의) 좌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바로 (그쪽으로) 점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의 몸에서 작은 샴푸병처럼 생긴 병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이것을 맨손을 껐다. 그는 곧 물을 달라고 외쳤고 승무원들이 소화기를 갖고 달려와 불을 껐다. 범인은 슈링거와 승무원들에게 제압돼 좌석에서 끌려나왔다.

유력 은행가 아들..왜? 미스터리 증폭= 용의자 압둘무탈라브의 아버지 알하지 우마루 무탈라브(70)는 나이지리아 UBA은행과 퍼스트뱅크의 회장으로 재직하다 은퇴한 저명한 은행가로, 전직 장관 출신으로 알려졌다.

그는 극단적 종교성향을 지닌 아들의 우발 행동을 우려, 앞서 미국과 나이지리아 관계기관에 주의를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 아들이 어떻게 미국적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는지에 의문을 표했다.

이와 함께 용의자가 폭발물을 소지한 채 탑승할 수 있었던 공항의 허술한 보안 체계에 대해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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