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와신상담', 신묘년엔 韓 잡기 총력

일본의 '와신상담', 신묘년엔 韓 잡기 총력

조철희 기자
2011.01.0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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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다시뛰는 일본' 1편]원전·IT시장 등서 '자존심 버리고..동맹군 찾고..' 시장 탈환 깃발

2010년은 일본에게 2차대전 패전 이후 가장 잊고 싶은 해일 것이다. 마지막 자존심으로 여겼던 세계 2위 경제대국 타이틀도 날아가고 영유권 분쟁에서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전략에 백기투항하는 치욕을 맛 봤다.

또 토요타 대량 리콜사태로 품질 지상주의 신화는 무너지고 초일류기업으로 자부하던 소니, 도시바 등도 시장 1위를 자리를 내줬다. 특히 10년 가까이 뒤처져 있다고 믿었던 한국 기업들의 추월은 일본인들의 자긍심마저 무너뜨렸다.

이에 신년을 맞은 일본의 각오는 남다르다. 나락에 떨어진 기업들은 낮은 곳에서 다시 출발하겠다는 자세다. 간 나오토 정부도 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한국 학습 효과'인 셈이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일본의 재비상이 주목된다.

◇원전, 고속철 시장 대반격=지난 연말 일본 후지산케이비즈니스는 "원전 수주를 위한 국제 무역 전쟁에서 일본의 반격이 본격화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은 한국과 러시아에 잇따라 석패했지만 원전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관민일체로 도전해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2010년 10월 말 베트남 원전 수주에 이어 이번 터키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연승을 거두게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원전 시장에서 와신상담을 시작한 것은 2009년 12월 한국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빼앗기고 '충격'을 받은 뒤부터다. 산케이신문은 당시 "원전 선진국인 일본이 실적이 없던 한국에 패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언론이 자국의 아레바 수주실패를 "나폴레옹이 패배했던 워털루 전투에 필적하는 패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한국의 원전 수주는 놀라운 일이었다.

일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정부가 나서라는 업계의 요구가 빗발쳤다. 일본 정부도 업계도 모두 절치부심 한국 '벤치마킹'에 나섰다.

이 결과 찾은 해답은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된 한국형 패키지 방식이다. 원전 수주의 경우 원전 건설에만 머무르지 않고 파이낸싱, 운영관리, 인적개발까지 포함해 패키지로 수출하고 가격경쟁력도 높인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원전 수주 때도 이같은 방식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특히 한국이 UAE 원전 수주 때 이명박 대통령이 펼쳤던 '톱 세일즈'도 거론됐다. 일본 경제지 넷아이비뉴스는 "가전에서 자동차까지 품질 및 가격 모두 일본을 능가하는 세력이 지금의 한국 기업들"이라며 "한국이 UAE 원전 수주에서 일본을 이긴 것도 품질과 가격이 모두 일본을 능가한 데 따른 것이고 이 대통령의 톱 세일즈도 승리의 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 10월 베트남 수주 당시에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베트남 총리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톱 세일즈와 관민일체의 영업으로 2기를 수주할 수 있었다.

이어서 이번 터키 수주에서는 자금지원문제로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더 유리한 지원 조건을 내세우며 상황을 호의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지난달 10일 민간금융기관의 해외대출에 대한 지급보증(공적보증) 및 환율 리스크 헤지 강화 방침을 결정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일본 정부는 원전 뿐 아니라 고속철도 사업 등 첨단산업을 국가 주력산업으로 선정,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자존심 버리고..동맹군 찾고..=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해 삼성을 제치고 인도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 등극이 유력하다. 인도 시장에서도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에 밀렸던 소니가 자존심을 버리고 기존 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다.

소니는 당초 인도시장에서 부유층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진하다 실패해 최근 들어 전략을 수정, 저가 모델을 생산하고 유통망을 확장하는 등 중산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해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토리이 히사카즈 디스플레이서치 애널리스트는 "브랜드 이미지를 키우고 유통망을 확장한 소니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요시오카 부사장도 "인도 등 이머징 마켓 때문에 소니가 2010년 2500만대 TV 판매 목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으며 아툴 고얄 CLSA 애널리스트는 "소니는 마침내 어디서 경쟁을 해야 할 지 이해했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또 한국 기업들과 악전고투를 치르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대만을 동맹군으로 삼아 한국에 대한 추격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세계 3위 D램 생산업체인 일본의 엘피다는 올해부터 파워칩과 프로모스, 렉스칩 등 대만 D램 업체들에 대한 인수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 연말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홍하이그룹은 일본 히타치와 LCD 사업 제휴를 맺기로 했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중소형 LCD 패널 시장에서 샤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다국적 기업 연합으로 부상하게 된다. 미쓰이물산도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올해 2월 대만 반도체 업체 포모사에피텍시(포에피)에 약 76억엔을 출자할 계획이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의 합종연횡 전략은 우선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그리고 특히 동시에 대만 기업과 손잡고 중국시장에 우회 진출해 강력한 경쟁자인 한국 기업들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일본 기업들의 시장 탈환 의지가 2011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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