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다시뛰는 일본' 2편]패키지 인프라 수출! 불황 탈출 위해 신성장 전략 삼고 '관민일체' 총력
경제 부활을 위해 새해 총력전을 다짐한 일본은 요즘 주요 부처 장관들이 자리를 비우고 외국행에 나섰다. '신성장 전략'으로 삼은 인프라 수출을 위해 관계 장관들이 미국으로, 중동으로 날아가 '톱 세일즈'를 펼치고 있는 것.
이들 장관들은 고속철도와 원자력 발전소, 항만, 도로 건설 등의 사업에서 단순히 기술과 건설 수출에 그치지 않고 운영 및 관리, 노하우, 인적교육, 주변시설 건설 등까지 아우르는 패키지 형식의 인프라 수출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을 갖고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은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를 방문, 릭 스콧 주지사와 만나 일본의 대표적 고속철인 신칸센의 우수성을 호소했다. 그는 신칸센이 1964년 도입 이후 여객 사상 사고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신칸센 입찰시 역 주변 개발 등을 포함한 모든 노하우를 제공하겠다며 스콧 주지사를 설득했다.
플로리다주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각종 경기부양 사업의 일환으로 탬파베이와 마이애미를 잇는 약 500km 구간의 고속철도 사업을 발주했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 유럽 등과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정부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관계 장관을 직접 현지에 보내는 등 적극적인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오하타 아키히로 경제산업상이 날아갔다. 오하타 장관은 9일 사우디의 에너지 및 수도 관계 장관들과 만나 원전 건설 및 재생에너지 사업 협력 강화와 내륙 도시 상수도 누수 개선 협력에 합의했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패키지 형식의 인프라 수출을 2007년 1조5000억엔 규모에서 2020년까지 19조7000억엔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기업들에게만 수주 성사를 맡겨놓던 데서 벗어나 정부가 대폭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금융 패키지 지원은 최근 터키 원전 수주에서 일본이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계기가 됐다. 또 이번 플로리다 고속철 입찰과 관련해서도 국책은행인 국제협력은행(JBIC)이 사업에 참여한 토카이여객철도(JR토카이)와 히타치, 미쓰비시중공업, 미쓰비시상사 등 11개 일본 기업들에 대한 대출 방침을 결정했다.
국제협력은행은 일찌감치 계획 단계부터 참여해 지난해 12월 채산성 조사에 착수했으며 앞서 일본 정부는 개발도상국 수출 전용으로 한정하고 있던 국제협력은행의 대출을 선진국 수출로까지 확대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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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일선 기업들도 세밀하게 사업 전략을 세우고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동일본·중일본·서일본 고속도로회사 3사는 새로운 회사를 세우고 해외사업에 공동 진출, 국토교통성의 지원을 받아 종합건설, 도로건설 등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의 인프라 수출을 강화키로 했다.
이미 중일본은 베트남 대형 교량 설계 등 컨설팅 업무를 수주했으며 동일본도 인도의 지능형 교통시스템 컨설팅 업무 및 도로건설 조사 사업을 수주했다. 이들 회사들은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서의 고속도로 운영·관리 업무 수주를 싹쓸이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 기업들은 또 동남아시아 발전 사업에도 일찌감치 발을 들여놓고 있다. 큐슈전력은 지난 2008년 싱가포르 전력회사를 인수하고 2009년에는 자사 최초로 현지에 해외 사무소를 문열었다. 도쿄전력도 동남아시아의 민간발전사업(IPP)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보고 지난해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그러나 큐슈전력 해외지사의 업무는 발전소 운영이 아닌 동남아, 호주 등에서 진행되는 새로운 발전 프로젝트 정보 수집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사 직원들은 각국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 등의 관계자들을 만나 프로젝트 참여의 판단 기준이 되는 정보들을 수집해 본사에 보고한다. 직접적으로 얻은 '1차 정보'(first hand)가 인프라 수출 같은 대형 사업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벌이는 일본 특유의 미세한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