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일명 '유럽 위기'가 지난주 다시 한 번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
포르투갈이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유럽연합(EU)의 구제 금융을 받을 것이란 한 독일 주간지의 보도가 시장을 긴장시키며 포르투갈 국채 시장에서 투매가 일어난 탓이다.
유로화 사용국 연합(유로존)의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ECB)이 즉시 문제의 국채를 사들이면서 시장은 일단 진정됐고 이틀 후 있었던 포르투갈 국채 매각도 비교적 순조롭게 끝나며 급한 불은 꺼졌다. 그렇다면 조그만 루머 하나에도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CDS가 폭등하는 이른바 유로존 위기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유로존 위기의 시작은 2009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리스 새 집권당이 전 정권의 재정 통계 조작을 폭로하면서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가 일부 유력 언론들에 의해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리스 집권 사회당 정부가 공개한 그리스 2009년 재정적자는 GDP 대비 12.7%로 전정권이 내놓은 전망치 6%의 2배를 웃돌았다.
이듬해 초 그리스 정부의 신용도가 본격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며 그리스 국채 금리가 폭등한다. 포르투갈, 스페인 등 그리스보다는 낫지만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던 나라들의 국채 시장에도 이러한 사태가 '전염'된다.
유럽 위기의 기원을 찾아 이보다 거슬러 올라가면 정부 재정 상태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게 만든 2년여의 경제위기가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1999년 유로 통화동맹 출범자체를 기원으로 삼을 수 있겠다. 분명한 건 유럽 위기는 이미 지나치게 커져버린 재정적자와 국가 채무, 자산 버블, 경제력 차이를 환율에 반영할 수 없는 공동통화라는 구조적 문제의 산물이며 그 불씨 또한 당국의 시장 개입만으로 쉽사리 사라지지 않으리란 점이다. 무엇보다도 그 출발점이 불신이었다는 것은 하나의 루머에도 요동치는 시장 탓만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황을 올바르게 진단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문제를 덮어 놓는다면 외견상 평온할 수 있지만 언젠가는 더 큰 파괴력으로 모든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
유럽위기가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신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