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대통령궁·국영 방송국으로 행진
이집트 군부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지지로 이집트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집트 군은 최고지휘관 회의를 마친 뒤 국영방송에서 ‘코뮤니케 2’ 성명서를 발표하고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으로의 점진적 권력이양을 약속한 무바라크 대통령의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군부는 성명에서 올해말 자유롭고 공정한 대통령 선거를 약속하겠다며 현 상황이 종료되는 대로 시위대의 요구를 받아들여 30년간 시행된 긴급조치법을 철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집트 정부는 1981년 당시 안와르 사다왓 대통령 암살 이후 긴급조치법으로 민간인을 군사재판에 기소하는 등 반체제 탄압의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이와 함께 군부는 시위대의 일상 복귀를 촉구하면서 ‘개혁을 요구한 이들’을 쫓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월25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300명의 이집트인이 시위사태로 사망했다.
인터넷 조직으로 시위를 촉발시킨 청년 운동의 지도자들은 웹사이트에서 군부의 성명을 지지한다면서도 좀 더 역할을 명확히 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반정부 웹사이트는 “우리는 우리 군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으며 오늘 성명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바하 알 마다니는 “군이 시위대에게 발포하지 않을 것이란 신념을 갖고 있지만 국방장관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부의 대응은 이집트 시위대의 실망감을 사고 있다. 전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한 데 분노한 시위대는 이날 ‘금요 예배’ 후 그의 즉각적인 퇴진과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최대 규모의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체제 안정을 천명한 군과의 유혈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100여명의 시위대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은 퇴진하라”며 대통령궁으로 행진했으며 군부는 대통령궁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군용차량과 탱크 등을 대통령궁 근처에 배치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일 성명을 발표한 이후 대통령궁에 머물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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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백명의 시위대는 정부의 언론 허브인 국영TV와 라디오 방송국 건물을 ‘인간 바리케이드’로 에워싸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국영 방송국 건물 근처에도 군인과 탱크가 배치된 상태다.
런던 시티대의 로즈마리 홀리스 교수는 이 같은 상황을 “군부의 딜레마”라며 “시위대가 무바라크를 몰아내도 군부가 확실히 무바라크로부터 분리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시위대는 매우 실망했으며 그들은 폭력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