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21일(현지시간) 최근 랠리에 대한 피로감과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건수가 전월보다 줄었다는 소식에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의 낙폭이 컸다.
이날 소폭 상승 출발한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장 초반 주택 지표 발표 후 하락 반전한 뒤 시간이 지나면서 악재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양세를 보였지만 장 후반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낙폭을 키웠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45.57포인트(0.35%) 밀린 1만3124.62으로 장을 마쳤다. S&P500 지수는 2.63포인트(0.19%) 떨어진 1402.89을 기록했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1.17포인트(0.04%) 오른 3075.32을 나타냈다.
제프리 사우트 레이몬드 제임스앤 어소시에이트 수석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현재 주가 수준에선 열심히 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며 "나는 여전히 증시에 낙관적이며 투자자들이 비관적으로 바뀌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시장의 내부 에너지는 최근의 랠리 이후 바닥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2월 기존 주택매매 건수, 예상외 하락=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가 예상과 달리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는데는 시간이 좀더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존주택 매매는 전월대비 0.9% 하락한 459만건(연율 환산)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기존주택 매매 수정치 463만건을 하회하는 것이며 블룸버그집계 전문가 예상치 461만건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매물로 나와있는 기존 주택 수는 1월 233만채에서 2월엔 243만채로 늘어났다. 현재의 매매 추세라면, 이 주택들이 매매되는 데에는 6.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월에는 6개월이 예상됐다.
미국의 지난 경기침체(리세션)를 촉진시켰던 부동산 시장은 가압류 주택 공급 과잉으로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과 임금이 상승하고 주택 가격은 크게 떨어진 상황이지만 부동산 시장은 확실한 상승 모멘텀을 아직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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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장 "위기 끝나지 않아...은행권 강화해야"=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 "위기가 완전히 해결되기 위해선 유럽 은행 시스템의 추가적인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의 정상들은 "경제 성장을 도모하고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위기국에서 대외 불균형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점은 미국으로선 환영할만한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재차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압박 요소들이 경제 전망에 심대한 하방 리스크를 주고 있긴 하지만, 압박 요소들은 줄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미국 은행권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유럽의 주변 국가들에 대한 제한된 익소프저(위험노출)을 갖고 있다"면서도 유럽 핵심국에 대한 익스포저가 더욱 중요하다고 경계심을 계속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연준은, 은행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비해 가입하는 일종의 보험인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를 점검했으며, 미국 은행들은 "광범위하게 흩어져있다(dispersed)"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CDS를 판매했던 AIG가 공적자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까지 갔던 2008년 상황이 재현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아울러 고유가가 미국 경제 성장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고유가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며 "유가 상승은 단기 인플레 압력 요인이며, 더욱이 가계 소비에선 세금으로 작용해 소비 지출을 줄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주 급락...베이커휴즈 4% 이상 하락=미국의 석유채굴 · 채굴 기기 제조 회사 베이커 휴즈는 이날 지난 1분기 세전 영업이익이 영업비용 상승,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전기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뒤 5.81% 이상 하락했다. 천연가스에서 원유 등으로 굴착 활동이 변경되면서 이 회사는 실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에너지 관련 업체들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석유관련 정보제공업체 슐럼버거는 2.25%, 에너지 관련 제품 제조업체 할리버튼은 1.81%, 셰브런은 1.07% 밀렸다.
전날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던 금융주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모간스탠리는 1.71%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0.74% 떨어졌다. 이외에 휴렛패커드는 PC 사업 부문을 프린터 판매 부서와 합병시키겠다고 밝힌 뒤 2.17% 밀렸다. 반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링크드인은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을 상향했다는 소식에 6.47% 이상 올랐다.
◇금값, 유가, 달러 모두 강세=이 시각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거래일 대비 0.12% 오른 79.686을 기록 중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대비 0.14% 밀린 1.3207달러/유로를, 엔/달러 환율은 0.04% 떨어진 83.73엔/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금값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 하락분을 일부 만회하며 상승 마감했다. 버냉키 의장이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인도 주얼리숍의 5일간에 걸친 판매 중단이 22일 끝난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3.30달러(0.2%) 오른 온스당 1650.30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금 선물 가격은 글로벌 증시 하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 1.2%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재고 감소 소식에 상승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은 1.20달러(1.1%) 오른 배럴당 107.27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8센트 오른 124.2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미 에너지 당국은 지난주 원유 재고가 220만배럴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치와 달리 121만배럴 감소한 2269만배럴을 기록했고, 수입은 5.6% 떨어진 822배럴을 나타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