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先종전·後핵협상' 제안… 트럼프 회의적 강경기조 유지
"송유관 포화 상태" 압박 지속… 재무부는 항공봉쇄 제재 예고

이란전쟁이 발발한 지 2개월이 됐다. 미국 전쟁권한법상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이 전쟁을 이어갈 수 있는 시한이 약 사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종전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 사이에선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참모들과 함께 이란이 보낸 전쟁종식에 관한 새로운 제안을 논의했다. 앞서 이란은 핵프로그램 논의는 종전 뒤로 미루고 전쟁종식 및 호르무즈해협 통항부터 재개하자는 취지로 제안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와 관련,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란과 관련한 대통령의 레드라인(최후 저지선)은 매우 명확하게 설정돼 있다"며 "곧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이 주제에 대해 듣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기사에서 익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핵문제에선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다.
미국은 오히려 이란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X에 "외국 정부들은 자국 내 기업이 해당(이란 관련) 항공기에 제트연료 공급, 기내식 제공, 착륙료 징수,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이란 송유관이 폭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석유 저장시설이 포화상태가 되면 송유관과 유전이 훼손돼 석유산업 재건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동 중인 유전을 멈추면 유전시스템이 망가져 복구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이 데이터 제공업체 케이플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란이 활용할 수 있는 원유 저장공간은 약 12~22일분에 불과하다.
다만 CNN은 업계 전문가 의견을 인용, 이란의 주요 석유시설은 이미 가동을 중단했으며 송유관의 내부폭발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양국의 대립이 지속되면서 종전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쟁권한법에 따른 전쟁시한도 다가온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은 의회 통보일 기준 60일로 오는 5월1일이 시한이다.
퇴각기간에 군인의 안전을 이유로 대통령이 30일을 연장할 수 있지만 전쟁이 종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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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사이에서도 이번 전쟁의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27일 서부지역의 한 학교를 방문, "미국은 아무런 전략 없이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면서 "협상에서도 설득력 있는 전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이란 지도부 때문에 온 나라가 굴욕을 당했다"는 표현도 썼다.
이번 발언은 이란전쟁으로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동맹(북대서양조약기구)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유럽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FT는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