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8일 비상대책 회의 소집..스위스 27일 자본통제 검토 밝혀
그리스 여론 조사에서 옛 여당인 신민주당이 앞서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영국과 스위스 같은 유럽 금융강국은 그리스 유로존 이탈에 대비해 본격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바로 유로존 4위 경제국 스페인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 아데어 터너 영국금융청(FSA) 의장, 닉 클레그 부총리 등을 소집해 비상대책을 논의했다.
영국 총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회의라고 설명했지만, 이날 스페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6.50%를 돌파해 7.00%를 바라보는 위험지대에 들어간 탓에 회의가 소집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스페인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지난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대인 511bp(5.11%포인트)를 기록했다.
외무부는 현금인출기에서 돈이 동날 경우에 영국 관광객을 그리스에서 대피시키는 방안을 검토했고, 내무부는 유럽 재정위기로 대규모 이주가 발생할 경우에 유럽연합(EU)의 자유 이동 규정을 보류하고 국경을 차단하는 방안까지 배제하지 않고 논의했다.
이에 앞서 스위스 중앙은행(SNB)은 외화예금 자본통제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단 사실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토마스 조던 SNB 총재는 지난 27일 스위스 언론 손탁자이퉁을 통해 스위스 정부와 SNB가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로 외국 자금이 스위스로 유입되는 것을 통제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던 총재는 "우리는 험한 시기를 대비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투자 안전지대를 찾으면서, 스위스프랑의 상승 압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스위스프랑은 이달 초 그리스 총선 이후 이례적인 강세를 보였다. SNB는 지난해 9월부터 외환시장에 개입해, 스위스프랑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스위스프랑 환율은 지난해 8월 유로 대비 1.05프랑선 아래로 하락(스위스프랑 가치 상승)했다가, SNB 개입으로 올해 1.24프랑선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1.20프랑대를 간신히 지지하고 있다.
지난 주말 그리스 여론조사에서 긴축정책을 지지하는 신민주당의 지지율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을 추월해,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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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지난주 스페인이 자산 기준 3위 은행 방키아를 회생시키지 못하면 스페인이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자 금융 강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라호이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떤 지방정부나 은행도 망하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만약 망하면 스페인이 넘어가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했다.
금융권에선 190억유로의 스페인 국채로는 방키아를 구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스페인 금융가는 "금융시장에서 190억유로를 어떻게 조달할지 걱정하는 사람은 바보"라며 "기본적으로 그것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40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