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산 넘어 산'

美 재정절벽 '산 넘어 산'

김신회 기자
2013.01.02 11:38

채무한도·시퀘스터·연속예산법 등 3월까지 '절벽' 잇따라

미국 상원의 '재정절벽' 합의안이 하원에서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미 경제를 위협하는 재정절벽 공포는 적어도 오는 3월 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재정절벽이 올해 상시적인 위험으로 미 경제를 계속 괴롭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 정치권이 최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재정절벽은 올해부터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시행한 감세조치를 끝내고 재정지출이 자동 삭감되는 데 따른 경제적 충격을 의미한다.

미 의회는 이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31일 자정을 시한으로 협상을 벌여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1일(현지시간) 오전 2시께 가까스로 합의안을 승인했다. 연소득 45만달러 이상 가구의 소득세율만 현행 최고 35%에서 감세조치 이전의 39.6%로 환원하고, 장기 실업수당 지급 시한을 1년 연장하는 한편 재정지출 자동 삭감(시퀘스터·sequester) 시기를 2개월 미루는 게 주 내용이다.

합의안을 넘겨받은 하원에서는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발이 거세지만, 일단 대규모 증세와 재정지출 삭감을 피할 수 있는 상원 합의안의 골격은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CNN머니는 이날 미 의회가 막으려고 애쓰고 있는 재정절벽 외에 연초 미 경제가 직면해야 할 재정절벽이 3개 더 있다고 지적했다.

◇채무한도=대표적인 게 미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연방정부의 채무가 한도액인 16조3940억달러(약 1경7470조원)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특단의 조치로 2000억달러의 여유자금을 동원하겠다고 했지만, 이 자금은 2개월이면 바닥날 전망이다. 미 의회가 채무한도를 늘리지 않으면 오는 2월 말이나 3월 초 미국은 지난해처럼 다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처하게 되는 셈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해 8월 미 정치권이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빚은 갈등을 이유로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AAA)을 박탈해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시퀘스터=지난해 채무한도 증액 협상에서 비롯된 시퀘스터는 미 정부의 재정지출을 올해부터 10년간 1조2000억달러 자동 삭감하는 것이다. 상원의 재정절벽 합의안은 시퀘스터 시기를 오는 3월1일까지 2개월 미루도록 했다. 재정절벽 시한을 새로 못 박은 셈이다.

재정지출 자동 삭감이 이뤄지면 연방정부 기관과 각종 프로그램 예산은 8~10% 줄게 된다. 국방·복지 등의 예산이 연간 1090억달러 증발하는 것이다.

◇연속예산법=연속예산법(Continuing Budget Resolution)은 일종의 임시 예산안이다. 미 정부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1일 새로 시작되는데 의회가 9월30일까지 새해 예산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연속예산법안으로 임시 예산을 동원한다. 보통 전년도와 똑같은 예산으로 3개월가량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

미 의회는 지난 1996년 이후 올해까지 줄곧 제때 새해 예산안을 가결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10월1일부터 미 정부가 쓰고 있는 예산 역시 임시 예산으로 연속예산법안 시효는 오는 3월27일 끝난다.

미 의회가 끝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연속예산법안으로 다시 임시 예산을 동원해야 '정부폐쇄'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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