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년이 만들고, 美 40만명이 보는 이 사이트

한국청년이 만들고, 美 40만명이 보는 이 사이트

유병률 실리콘밸리 특파원
2014.03.12 08:08

온디맨드코리아 차영준 대표

온디맨드코리아 차영준 대표. /새너제이=유병률기자
온디맨드코리아 차영준 대표. /새너제이=유병률기자

미국에 있다고 해서 '응답하라 1994'를 불법다운로드해서 봤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참 지난 한국 드라마, 예능이나 본다고 생각하는 것도 착각이다. 한국의 20여개 방송채널 콘텐츠를 합법적으로, 그것도 거의 시차 없이 온라인 스트리밍서비스를 하는 온디맨드코리아(OnDemandKorea.com) 덕분이다.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북미지역 순방문자 수만 40만명. 콘텐츠만 한국 것이고, 돈 내지 않아도 광고만 몇 번 보면 된다는 점에서 다를 뿐,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서비스하는 훌루나 넷플릭스와 같은 모델이다.

이 온디맨드코리아가 첫 벤처투자를 받는다. 미국에서 대학 나온 한국 청년들이 제대로 월급도 못 가져간 채 서비스를 만든 지 2년여 만이다. 빅베이신캐피탈, 본엔젤스, EOGF파트너스 등이 투자를 하기로 했는데, 한국관련 스타트업투자를 위해 최근 설립된 빅베이신의 첫 투자이기도 하다. 빅베이신은 실리콘밸리의 IT소식을 한국에 전하는 인터넷미디어 테크니들(techneedle.com) 운영자이기도 한 윤필구씨 주도로 1200만달러(약 130억원) 규모로 만들어진 벤처캐피탈.

현재 미국에서 불법 한국콘텐츠 사이트만 해도 80여개에 달한다. 합법적으로 한국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서비스는 벌써 있었어야 할 서비스. 한류의 기폭제가 된 '대장금'이 벌써 2003년 드라마이고, 북미 한인 수만 해도 250만명이다. 비키(viki)가 2010년부터 서비스에 들어갔지만, 한국 콘텐츠에 특화하는 대신 세계 각국의 영상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 회사 차영준 대표는 "우리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나도 이것 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들 안했더라"며 "예전부터 한국콘텐츠의 해외유통에 관심이 많았는데 훌루가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모든 사업시나리오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오레곤대학 재학시절 지역의 백인들이 일본문화를 소개하는 매거진을 탐독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매거진을 창간하기도 했다. 일이 커지면서 스웨덴 스페인 일본 아이티 등 9개국 학생 25명이 참여해 아예 다문화 매거진을 만들었다. 지금은 오레곤대학에서 공식적으로 발행하는 지역잡지로 성장했다. 이후 할리우드의 영화 콘텐츠를 항공사 기내용으로 공급하는 회사에서 일했는데, 한국의 방송사들을 찾아다니면서 콘텐츠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이때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다.

온디맨드는 현재 지상파 3사뿐 아니라, CJ계열 8개 케이블 채널, JTBC, CBS 등 20개 이상 채널과 계약을 맺고 있으며, 프로그램도 드라마, 다큐, 뉴스, 뮤직비디오 등 다양하다. 윤필구 빅베이신 대표는 "온디맨드팀은 지난 2년간 정말 최소한의 비용만 써가면서 꾸준히 트래픽을 높여왔고, 다양한 한국콘텐츠를 한곳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어 시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온디맨드코리아의 강점은 '합법적 콘텐츠'라는 측면도 있지만, 오히려 기술력이 더 돋보인다. 그는 "합법적 유통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서비스의 질인데, 화질과 전송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넷플릭스 엔지니어들도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면서 "모바일 등에서 편리하게 볼 수 있고, 내가 봤던 콘텐츠를 다시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서비스 하나 하나에 밸류를 높이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등 한국콘텐츠는 미국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그래픽적인 것뿐 아니라 스토리텔링도 북미에서 어필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문제는 유통망이 제대로 없기 때문에 한류의 잠재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영화도 서비스할 계획"이라면서 "미국시장 판로가 확장되면서, 그 결과 한국콘텐츠의 질이 더 높아지는 선순환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유병률 부국장겸 티타임즈 에디터

안녕하세요. 티타임즈 유병률 부국장겸 티타임즈 에디터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