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6일째]AP통신, 해외 전문가 분석 보도…"승객들 우선 갑판 위로 모이게 했어야"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승객들의 탈출이 지연된 데 대해 해양 전문가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AP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통신은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이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배가 기울기 시작한 후 최소 30분 이상 대피를 지연시켰다면서 대부분 수학여행을 떠난 십대 청소년이었던 승객들은 초기에 선실 내에 머물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리오 비톤 전 미국 해안경비대 해양사고 조사관은 "승객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더라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기 위해 갑판으로 나왔을 것"이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보다 상황을 악화시킨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 선장은 지난 19일 체포된 뒤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승객들에게 선실에서 기다리라고 했던 결정에 대해서는 강한 조류와 낮은 수온 등을 이유로 항변했다는 점도 전했다.
그러나 태드 앨런 전 미국 해양경비대장은 이 선장의 설명에서 중요한 점이 빠졌다고 꼬집었다. 배를 탈출해야 하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일단 승객들이 갑판으로 모이도록 지시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배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승객들이 탈출할 준비를 하도록 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또한 세월호와 같은 상황에서는 특히 선박이 빠르게 전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원들이 승객들을 빨리 대피시키거나 적어도 탈출을 위해 한 데 모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차량을 선적하는 카페리호의 경우 '자유표면효과(free surface effect)'로 인해 더 빠른 속도로 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유표면효과는 격실이나 탱크 내에 일부 차 있는 액체가 배의 경사에 따라 이리저리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안정유지를 방해하는 효과를 말한다. 이 효과 때문에 차량이 실린 화물칸에 물이 들어와 조금만 이리저리 움직여도 배 전체를 크게 기울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침몰했던 1987년 헤럴드 오브 프리 엔터프라이즈호(193명 사망)와 1994년 에스토니아호(852명 사망) 사고 이후 유엔(UN)의 국제해사기구(IMO)는 카페리 구조와 효과적인 탈출 방법에 대해 연구했으며 이를 새로 건조되는 선박에 적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1994년에 건조된 세월호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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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유엔 규정에 따르면 선원들은 최소 2개월마다 탈출 훈련을 실시해야 하지만 세월호의 경우 국내선이어서 한국 규정을 따르도록 돼 있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