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이어 서비스업 지표도 부진…S&P500 2000선 근접, 나스닥도 연초 대비 플러스 전환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1.5% 넘게 급등했다. 이에 따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2000포인트 선에 근접했고 나스닥종합지수도 연초 대비 상승세로 전환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00포인트 넘게 급등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5.69포인트(1.83%) 오른 1987.05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304.06포인트(1.85%) 상승한 1만6776.43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73.49포인트(1.56%) 오른 4781.26으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경기지표 부진이 최대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5일 고용지표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친데 이어 서비스업 지표마저 부진하자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여기에 중국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에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한 것도 지수 오름 폭을 키웠다.
세계 최대 무역협정이 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된 것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 무역·통상 장관들은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TPP 핵심쟁점들이 모두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캐피톨 시큐리티즈 매니지먼트의 켄트 엔젤케 수석 전략분석가는 “나쁜 뉴스가 호재로 바뀐 전형적인 하루”라며 “고용지표 부진이 금리 인상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고 현재 시장의 금리인상 예상시점은 내년 3월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연방기금 선물 거래를 기준으로 한 금리인상 시점은 12월이 유력하다. 하지만 가능성은 고용지표 발표 이전 44%에서 31%로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 서비스업지표도 전망 밑돌아… 금리 인상 가능성 더 낮아졌다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들은 투자자들에게 ‘연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줬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9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8월) 기록인 59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57.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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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부 지수 중 신규주문은 56.7을 기록해 7개월 만에 가장 최저로 떨어졌다. 또 전월 대비 6.7포인트 급락한 것은 2008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기업활동지수도 60.2를 기록해 직전월 63.9에서 크게 하락했다. 반면 서비스 고용지수는 직전월 기록인 56에서 오른 58.3을 기록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이 내놓은 미국의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도 55.1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이는 예비치이자 시장 전망치인 55.6을 밑도는 수준이다.
◇ 밴 버냉키 전 연준 의장 “금리 올릴 때 아니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데 도움을 줬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경제학자와 연준 위원들이 기준 금리를 100bp(1%) 올리더라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확실치 않으며 모두가 동의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로 이어져 수출을 죽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또 9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물가가 곧 오를 것이라고 확신한 것은 고용지표 호조 때문이었다며 썩 좋지 않은 9월 고용지표는 금리 인상 계획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일 발표된 9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는 14만2000명 늘어나는데 그치며 예상치 20만3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직전월(8월) 신규 취업자 역시 종전 17만3000명 증가에서 13만6000명 증가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연준이 향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금리를 지금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라며 “금리를 너무 일찍 올릴 경우 경제를 망가뜨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제유가 상승, 에너지주 3% 넘게 올라
국제 유가가 중국의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상승한 것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에너지업종 지수는 3.11%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72달러(1.6%) 오른 46.26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12달러(2.2%) 오른 49.25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 덕분이다. 이날 세계은행은 중국이 올해 7%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후 향후 2년간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됐고 이는 원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러시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유가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유가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지난 주말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 단가를 배럴당 3.2% 깜짝 인하하면서 상승폭이 제한됐다.
◇ 금값·달러 동반 강세
국제 금값도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달러(0.1%) 오른 1137.6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44.5센트(2.9%) 오른 15.7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오던 백금도 온스당 3.4달러(0.4%) 오른 912.9달러에 마감했다.
달러는 금리인상 전망 후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상승과 투자심리 호전 영향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22% 상승한 96.11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23% 내린 1.1183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46% 오른 120.44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상승한 것은 최근 경기지표 부진으로 금리 인상 전망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데다 증시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 달러가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로화의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