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경기지표 부진에 이어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발표로 일제히 하락했다. 여기에 미국 최대 할인점인 월마트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10% 가까이 급락한 것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9.45포인트(0.47%) 하락한 1994.2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7.14포인트(0.92%) 내린 1만6924.75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13.76포인트(0.29%) 떨어진 4782.85로 거래를 마쳤다.
에드워드 존스의 케이트 원 투자 전략분석가는 경기지표 부진과 월마트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에 따라 “미국 소비가 강세를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월마트는 미국내 사업과 전자상거래 사업을 키우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며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회계연도 기준)에 124억달러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도 약 1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7년 주당순이익이6~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마트의 주가 급락으로 다우지수는 40포인트 가까이 밀렸다.
◇ 베이지북, 달러 강세 영향 경기 둔화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은 간신히 상승세를 이어가던 나스닥지수 마저 마이너스로 돌려세웠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 8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12개 지역 가운데 리치몬드와 시카고 2곳에서 경기 둔화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특히 캔자스의 경우 경제 활동성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6개 지역의 경우 적정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3개 지역은 성장세가 누그러졌다.
베이지북이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발표하는 미국의 경제동향종합보고서로 연간 8회 발표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되며 금리 결정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지난 9월 발표된 베이지북에서는 연준이 관할하는 12개 지역 가운데 11개 지역에서 경제성장이 나타났다고 보고됐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 경기가 다소 나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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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의 원인은 달러 강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러 강세로 인해 제조업과 관광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석유와 석유화학공업, 농산물 수출에 직격탄이 됐다. 철강 산업 역시 달러 강세로 인해 중국 제품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취약해졌다고 덧붙였다.
리치몬드 지부는 8월 이후 수입 물동량은 빠른 속도로 늘어난 반면 수출품을 실어 나르는 배는 빈 컨테이너를 치워버렸다"고 설명했다.
또 뉴욕과 미니애폴리스, 댈러스 지부는 달러 강세로 인해 관광산업이 둔화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베이지북은 또 완만한 소비 증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부동산 경기 개선, 대출 증가, 고용시장 회복 등이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임금 상승은 대부분 지역에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지표 일제히 부진, 금리인상 불가능 전망 확산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일제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더 나빴다.
먼저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하는데 그치며 예상치 0.2% 증가에 못 미쳤다. 8월 기록은 당초 0.2% 증가에서 0%로 하향 조정됐다.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다만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이어가며 소매판매 버팀목이 됐다.
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식품 등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는 0.1% 감소했다. 이는 8월의 수정치 기록인 0.2% 증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계절조정치를 적용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 대비 0.5% 하락하며 지난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8월) 기록인 0%보다 악화된 것이며 전문가 예상치인 0.2% 감소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전년 대비론 지난달 PPI는 1.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역시 8월의 0.8% 하락보다 더 큰 감소폭을 보였다. 시장 전망치는 0.7% 하락이었다.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계절조정치를 적용한 지난 8월 기업재고는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이는 직전월(7월) 수정치 기록인 0%와 같은 결과지만 전문가 전망치인 0.1% 증가를 밑도는 수준이다. 7월 기록은 당초 0.1% 증가에서 0%로 하향 조정됐다.
기업재고는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GDP 산출에 사용되는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재고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이는 지난 7월 기록인 0.3% 증가를 웃돈다. 이에 따라 3분기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달러 급락, 금값 급등, 유가 약세
경기지표 부진은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85% 하락한 93.95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9% 상승한 1.147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74% 하락한 118.84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제 금값은 급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4.4달러(1.2%) 급등한 1179.8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1.1% 상승한 16.08달러에 마감했고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0.2%와 2.2%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며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센트 하락한 46.64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9센트(0.2%) 하락한 49.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보고서에서 지난 9월 원유 생산량이 전월대비 하루 약 11만배럴 많은 3157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수요 대비 하루 약 200만배럴 많은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내년까지는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반면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11월 셰일 오일 생산량이 하루 9만3000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