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연준 부정적 경기진단에 급락…나스닥 2.18%↓

[뉴욕마감]연준 부정적 경기진단에 급락…나스닥 2.18%↓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1.28 06:22

연준 '경제성장 둔화' 진단, 애플·보잉 실적 부진 '투심 위축'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 영향으로 일제히 급락했다. 애플과 보잉 등 기업들의 실적 부진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0.68포인트(1.09%) 하락한 1882.9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22.77포인트(1.38%) 내린 1만5944.4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 역시 99.51포인ㅌ(2.18%) 떨어진 4468.1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반전을 거듭했다. 애플과 보잉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국제 유가 반등에 힘입어 정오 무렵에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협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전환점이 됐다. 하지만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발표 이후 일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애플과 보잉 주가는 각각 6.55%와 8.93% 떨어졌다.

미즈호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위원들은 시장이 보고 싶어 했던 것만큼 비둘기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美연준 "기준금리 동결, 경제 자신감 뒷걸음"

연준은 새해 첫 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0.25%~0.5% 수준으로 동결했다. 하지만 오는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특히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올해 예고했던 '4차례' 금리 인상을 실행에 옮기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인상이 1~2회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글로벌 경제상황과 시장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장기 경제 전망도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 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 또한 점진적으로 높아져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해말부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물가상승률 또한 당분간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4차례 금리 인상은 물론 오는 3월에도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준은 지난 12월에 언급했던 '리스크의 균형(balance of risks)'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국내와 국제 동향을 볼 때 경제활동과 노동시장 전망에 미치는 위험은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 등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가계 지출과 기업들의 투자 증가가 '강세(Strong)'를 보일 것이란 전망을 '보통(moderate)'으로 대체했다. 수출이 둔화되고 재고 역시 둔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준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한 대목은 노동시장이다. 성명서에서 "지난달의 강력한 고용보고서를 비롯한 최근의 노동시장 지표들이 고용시장의 추가 개선을 알리고 있다"면서 "작년 말 성장세가 둔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은 더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이밖에도 "노동시장 강세는 이어질 것"이며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는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 국제유가, 美 원유 재고 증가에도 감산 가능성에 급등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면서 32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85달러(2.7%) 상승한 32.3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배럴당 1.32달러(4.2%) 급등한 33.12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영 송유관 회사인 트랜스네프트(Transneft)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이 토카레브는 러시아 에너지 장관과의 면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감산 협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러시아 2위 정유업체인 OAO 루크오일 레오니드 페둔 부사장은 올해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며 러시아 전체 원유 생산량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OPEC과 감산 논의를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더 늘어나면서 하락 출발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840만배럴 늘어난 4억949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330만배럴 증가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전날 미국석유협회(API)의 예상치 1140만배럴 증가보다는 낮은데다 정유시설이 밀집된 쿠싱 지역의 재고가 77만1000배럴 감소하면서 낙폭이 크지는 않았다.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량은 일평균 55만1000배럴 줄었다. 정유공장 가동률은 87.4%로 전주보다 3.2%포인트 낮아졌다.

휘발유 재고는 350만배럴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인 150배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증가폭이다. 난방유와 디젤을 포함하는 정제유 재고는 410만배럴 감소했다. 시장에선 190만배럴 감소했을 걸로 예상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수입은 일평균 6만9000배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美 신규주택 판매 11%↑, 예상 크게 앞질러

지난달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는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신규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10.8% 증가한 연율 54만4000호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2% 늘어난 50만호였다. 전달인 11월 수치도 49만호에서 49만1000호로 소폭 상향 수정됐다.

지역별로 12월중 북동부 지역의 신규주택 판매가 전월비 20.8% 급증했다. 인구 밀집지역인 남부의 거래는 0.4% 늘었다. 중서부는 31.6% 확대됐다. 서부는 21% 증가했다.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전월 23만1000호에서 23만7000호로 늘었다. 다만 판매속도 대비 재고수준은 5.6개월치에서 5.2개월치로 낮아졌다.

12월중 판매된 신규주택의 중위가격은 28만8900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3% 하락했다.

◇ 달러 약세로, 금값 강세 전환

FOMC 성명서는 달러와 금값의 방향도 바꿔놨다.

먼저 달러는 성명서 공개 이후 약세로 반전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7% 하락한 98.87을 기록하고 있다. 성명서 발표 이전에는 보합권을 유지했었다.

강보합권에 머물던 달러/유로 환율은 0.38% 상승한 1.09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0.4% 가까이 상승했던 엔/달러 환율은 0.09% 오른 118.52엔으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국제 금값은 소폭 하락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상승세로 반전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4.4달러(0.4%) 하락한 1115.80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1126달러까지 반등했다.

◇ 유럽증시, 유가 반등에 이틀째 상승

이날 유럽 증시는 장 막판 유가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날보다 0.36% 상승한 1340.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톡스600지수도 0.31% 오른 340.24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1.33% 상승한 5990.37로 마감했고 독일 DAX30지수도 0.59% 오른 9880.82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54% 전진한 4380.36에 장을 마감했다.

개별종목 중 유가반등 효과로 BP와 토탈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스위스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분기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3.7% 급락했다. 독일 화학회사인 BASF도 실적예상치가 실망감을 자아내면서 1.8% 후퇴했다. RBS는 미국에서 제기당한 소송 등으로 암울한 실적전망을 경고해 2% 떨어졌다.

전일 나온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 악재에 ARM과 디아로그 등 관련주도 일제히 내렸다. 애플은 작년 4분기 아이폰 판매가 7480만대에 그쳤다. 시장 전망치 7550만대를 소폭 하회하는 결과다. 아이폰의 판매 성장률은 0.4%에 그쳐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한 2007년 이후 가장 부진했다.

스웨덴의 통신장비 제조사인 에릭슨도 분기 영업익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6% 급락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