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하향 조정에 힘입어 일제히 반등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경기지표 호조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1.29포인트(0.56%) 상승한 2027.2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74.23포인트(0.43%) 오른 1만7325.7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 역시 35.30포인트(0.75%) 상승한 4763.97로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 지수가 각각 2.71%와 2.1% 급등하며 상승세를 주도했고 기술과 통신, 유틸리티 업종도 1% 넘게 오르며 힘을 보탰다.
◇ 기준금리 동결, 연내 금리인상 4회→2회 축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0.25%∼0.50%로 유지된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종전 4회에서 2회로 축소, 기준금리 인상이 더 천천히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 부진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으로 인해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는 올 연말 금리를 0.875%로 예상한 위원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번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지난 12월 점도표의 경우 올해 4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었다.
1.375%를 예상한 위원이 4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1.125%와 0.625%를 꼽은 위원은 각각 3명과 1명이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6월을 가장 많이 꼽았다.
FRB는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고 예상되는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금리 인상 속도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이전과 같았다.
내년말 기준금리는 1.875%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1.625%로 전망한 위원도 4명이었다. 장기 기준금리 전망은 종전 3.5%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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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경기전망 어떻게 바뀌었나 "성장률·물가↓, 고용 전망↑"
미국 경제에 대한 FRB의 판단도 다소 달라졌다. 중국과 유럽 등 해외 국가들의 경기가 예상보다 더 나빠지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 상황이 어려움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배포한 FOMC 성명에서도 미국 성장률 전망이 낮아졌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종전 2.4%에서 2.2%로 하향 조정됐고 내년 성장률 역시 2.2%에서 2.1% 0.1%포인트(p) 낮아졌다. 2018년과 장기 전망은 2.0%로 변함이 없었다.
이와 관련 옐런 의장은 “해외 국가들의 경제 성장 전망이 예전보다 다소 더 나빠졌다”며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생산 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는 물론 수출도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올해의 경우 기존 1.6%에서 1.2%로 낮아졌다. 내년과 2018년 전망은 각각 1.9%와 2.0%로 변함이 없었다.
가격 변동이 심한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1.6%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은 1.9%에서 1.8%로 낮아졌다.
옐런 의장은 “2014년 말부터 시작된 에너지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달러 강세 역시 소비자 가격에 하락 압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가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가계의 소비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고 일광시간절약제(DST, 서머타임) 적용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2~3년 내에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고용시장에 대한 평가는 더욱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실업률 전망은 4.7%로 유지했지만 내년과 2018년 전망을 각각 4.6%와 4.5%로 각각 0.1%p와 0.2%p 하향 조정했다.
옐런 의장은 “1월과 2월 실업률 4.9%는 예상고 일치하는 수준”이라며 “고용시장은 추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발적 실업자와 시간제 근로자들 부문에서도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경제활동 참가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물가 ‘예상 상회’, 주택시장 호조 지속… 산업생산 예상보다 악화
개장 전 발표된 2월중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0.2%를 웃돌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여 주었다. 근월물가의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2.2%에서 2.3%로 확대됐다.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시장 예상치 2.2%도 웃돌았다.
미국의 지난달 주택착공은 전월비 5.2% 증가한 연율 118만호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115만호로 늘었을 걸로 예상했었다. 1월 수치도 109만9000호에서 112만호로 상향 수정됐다. 반면 2월중 건축허가는 전월비 3.1% 감소한 117만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0.1% 줄어든 120만호를 예상했었다.
미국의 2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0.3% 줄어들 걸로 내다봤다. 전달 증가폭도 0.9%에서 0.8%로 축소됐다.
◇ 국제유가, 산유량 동결 확산 기대감에 급등…WTI 5.8%↑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확산 움직임에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12달러(5.8%) 급등한 38.4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59달러(4.1%) 상승한 40.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유가가 급등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15개 산유국이 다음달 17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산유량 동결 확대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하마드 알사다 카타르 에너지장관은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12개 국가와 비 OPEC 회원국 3개국이 다음달 17일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사다 장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유가를 안정시키고 산유량 동결 참여 국가를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담 참가국들의 산유량은 전체 원유 생산량의 73%를 차지한다.
그는 “산유국 간에 도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한 대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는 모두의 관심인 국제 유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사우디와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 4개국은 산유량을 1월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참여 국가가 늘어날 경우 국제유가는 급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산유량 동결에 반대해 온 이란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된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도 회동 날짜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등 여러나라 장관들과 회의 개최 날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내달 17일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 수준에서 산유량을 동결하겠다는 회의 참석국들의 합의를 담은 결의나 공동 성명이 나오게 될 것”이라며 "이란도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덜 늘어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13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석유협회(API)가 전날 발표한 150만배럴 증가는 물론 전문가 예상치 270만배럴 증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휘발유 재고는 70만배럴 감소했고 증류유 재고 역시 110만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310만배럴, 증류유 재고도 10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 급락, 금값 하락 마감후 반등
달러는 FRB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 하향 조정 영향으로 급락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78% 하락한 95.9를 기록하고 있다.
FOMC 성명 발표 전에는 경기지표 호조 영향으로 달러 인덱스는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달러/유로 환율은 0.83% 급등한 1.1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47% 하락한 112.64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 금값이 소폭 하락 마감한 후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2달러(0.1%) 하락한 1229.80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1250달러를 돌파했다.
◇ 유럽증시, 보합권 혼조…FOMC 경계 vs 유가 상승
유럽 주요국 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유가급등으로 원자재주를 중심으로 상승 탄력이 붙었으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결과 발표를 앞두고 오름폭은 제한적이었다.
미국의 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미국의 연내 점진적 금리인상 행보에 힘을 실어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01% 상승한 1341.64를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04% 오른 341.00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17% 낮아진 3062.05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장 대비 0.58% 상승한 6175.49에 거래를 마쳤다. 예산안 효과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0.22% 내린 4463.00에 마감했고, 독일 DAX 지수는 0.50% 높아진 9983.41을 기록했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은 법인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한 2016회계연도 예산안을 공개했다. 특히 북해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에너지업체들에 5년간 10억파운드의 세금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가급등을 따라 에너지주가 상승했고, 자동차주도 2.2%나 뛰었다. BMW가 전기자동차와 운전자동화에 집중하고, 새로운 전략의 일환으로 소프트웨어 및 기술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밝히며 4% 올랐다.
반면 은행주는 1.3% 떨어져 지수에 부담을 주었다. 존 크라이언 도이체방크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올해도 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는 등 암울한 소식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