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 달러 약세는 호재였지만 주요 IT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는 악재로 작용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6.46포인트 상승한 2100.80을 기록했다. S&P500지수가 210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2일 이후 처음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9.44포인트(0.27%) 오른 1만8053.60으로 마감했다. S&P500과 다우 지수는 올 들어 최고치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19.69포인트(0.4%) 하락한 4940.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국제 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IBM과 넷플릭스 등의 실적 부진으로 주요 IT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됐다. 나스닥 지수만 하락 마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채이킨 애널리스틱스의 마크 채이킨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와 금융, 원자재 업종이 강세를 보인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기술업종과 소비재 업종은 차익실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 지수는 각각 2.79%와 2.36% 상승하며 오름세를 주도했고 금융 업종 지수도 1.07% 오르며 힘을 보탰다. 반면 기술업종 지수는 0.57% 하락했고 모건스탠리 하이테크 지수도 1.05% 떨어졌다.
◇ IBM·넷플릭스 실적 부진에 급락, 골드만삭스 순익 급감
이날 증시에서 IBM과 넷플릭스가 급락하며 증시에 부담이 됐다. IBM은 5.6% 하락했고 넷플릭스는 13% 떨어졌다.
IBM은 전날 1분기 순이익이 20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억4000만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2.09달러로 집계됐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 순이익은 2.35달러로 전문가 예상치 2.09달러를 웃돌았다.
하지만 매출은 전년도 195억9000만달러에서 186억8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82억9000만달러 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16분기 연속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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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1분기 주당순이익이 6센트를 기록하며 전문가 예상치를 3센트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한 1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예상치는 19억7000만달러였다.
하지만 2분기 해외 신규 가입자는 200만명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345만명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2분기 주당순이익 역시 2센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2분기 주당순이익은 6센트였다.
골드만삭스는 기대 이상의 실적에 힘입어 2.3% 상승했다. 1분기 순익은 11억4000만달러, 주당 2.6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6% 급감한 것이다. 분기 매출은 63억4000만달러로 작년 106억2000만달러에서 약 40% 감소했다.
전문가들의 1분기 주당순이익을 2.45달러, 매출은 67억3000만달러로 예상했었다.
◇ 미국 3월 주택착공, 예상외 급감…전월比 8.8%↓
미국의 지난달 주택착공이 예상보다 큰폭으로 감소했다. 건축허가건수도 동반 급감하며 미국 주택시장 성장세가 힘을 잃었다는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3월 주택착공건수가 전월대비 8.8% 줄어든 108만9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0월 이후 최저다. 앞서 시장은 이달 착공건수 감소율이 1.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주택경기를 반영하는 건축허가건수는 3월 7.7% 감소한 109만6000건을 기록했다. 2.0% 증가할 것으로 본 시장 전망을 뒤집은 결과다.
이번 결과로 주택시장 반등에 대한 회의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임금 성장세가 빨라지고 신용환경이 지금보다 더 개선되기 전까지 주택건설은 흐름이 정체될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주택착공이 등락을 거듭한 점도 주택 부동산시장 반등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 국제유가, 쿠웨이트 파업·나이지리아 송유관 화재에 급등
쿠웨이트의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의 감산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3% 상승한 41.08달러를 길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1달러(2.56%) 상승한 44.0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3가지 호재가 맞물린 결과다. 우선 쿠웨이트 파업이 지속되면서 산유량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쿠웨이트의 지난 3월 하루 평균 생산량은 280만배럴이지만 이번 파업으로 산유량이 150만배럴 가까이 급락했다.
또 베네수엘라는 전력 공급 부족으로 하루 산유량을 20만 배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는 송유관 화재로 산유량을 하루 40만배럴 줄였다.
이처럼 산유량이 줄어들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고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 달러, 경기지표 부진에 하락…원자재 수출국 통화 강세
달러가 경기지표 부진으로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면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54% 하락한 93.95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5% 오른 1.1374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27% 상승한 109.10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3월 주택착공건수가 전월대비 8.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전문가 예상치 1.1% 감소를 8배 웃도는 수준이다.
엔화의 경우 증시와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큰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자원수출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 달러/미국 달러 환율은 0.7817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달러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쿠웨이트의 파업이 사흘째 지속되면서 산유량이 절반 이상 감소하면서 국제 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제 금값, 달러 약세에 1.6%↑…은 1년만 '최고치’
국제 금값이 달러 약세에 힘입어 급등했다. 특히 국제 은 가격은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9.3달러(1.6%) 상승한 1254.3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71.9센트(4.4%) 급등한 16.972달러에 마감했다. 은 가격은 올 들어 23% 급등하며 금값 상승률 18%를 웃돌고 있다.
포렉스닷컴의 포워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달러가 충분히 하락하면서 유가는 물론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구리 가격이 2.7% 상승했고 백금과 팔라듐 가격도 각각 3.9%와 2.5% 올랐다.
◇ 유럽 증시, 연이은 호재에 일제히 상승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 지표개선과 더불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투심을 자극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대비 0.82% 상승한 6405.35를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32% 오른 4566.48로, 독일 DAX지수는 2.27% 급등한 1만349.59로 장을 마쳤다.
독일 증시에는 이날 발표된 경기기대지수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다. 독일 민간 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4월 독일 투자자들의 경기기대지수가 11.2로 지난달 4.3에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경기기대지수는 ZEW가 투자자 및 경제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향후 6개월 경기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기업들의 실적 호재도 각국 증시에 힘이 됐다. 프랑스 식품업체 다농은 1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을 웃돌면서 주가가 3.5% 상승했다. 광고업체 퍼블리시스는 1분기 매출 성장률이 2.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덕분에 이날 퍼블리시스 주가는 6.7% 급등했다.
유니크레디트뱅크의 크리스티안 스토커 투자전략가는 "다음 주 발표될 경기민감주들의 실적이 지금 나온 기업들의 실적이랑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상당히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 회복세가 적어도 시장을 최소한도로 안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