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가 대선 불안감과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또다시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3대 지수 모두 심리적 저항선 아래로 밀렸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7일(거래일 기준) 연속 떨어지며 2011년 11월 이후 5년 만에 최장 하락세를 나타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3.78포인트(0.65%) 하락한 2097.9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77.46포인트(0.43%) 내린 1만7959.64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48.01포인트(0.93%) 떨어진 5105.57로 거래를 마쳤다.
대선 불안감은 또 다시 증시를 지배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은 46%로 동률을 기록했다. 전날에는 트럼프가 약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포인트(p) 앞서는 등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각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먼저 뽑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클린턴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지난달 29일 272명으로 과반을 넘겼지만 이메일 재수사 발표 이후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다. 30일과 31일에 263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이날에는 다시 246명까지 밀렸다. 반면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9일 126명에서 30일 이후 164명으로 증가했다.
S&P500 11개 업종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부동산과 유틸리티, 통신, 에너지 업종이 1% 넘게 떨어졌다.
◇ 美 FRB "'예상대로' 기준금리 동결… 12월 인상 강력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12월에는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통해 0.25~0.5%인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0.25%포인트 인상 이후 7번 연속 동결한 것이다.
FRB는 “기준금리 인상 여건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지만 당분간 추가적인 증거를 더 기다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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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등 한층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FRB는 “물가상승률이 올 들어 다소 상승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에 대해 보다 확신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9월 성명에서 ‘물가가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던 것과 달라진 것이다.
이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은 사실상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지난 9월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고용과 물가가 강세를 이어간다면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발표된 고용지표에서 신규 일자리는 9월 15만6000개 증가했다. 10월에도 17만5000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완전 고용’ 수준인 5%를 나타내고 있다.
FRB가 물가지표로 활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역시 9월에 전월대비 0.1%, 전년대비 1.7% 상승했다. 목표치인 2%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중기적으로 2%에 도달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에스더 조지 캔자스 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즉시 올려야 한다며 금리 동결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들은 9월 FOMC에서도 기준금리 동결에 반대했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찬성으로 돌아섰다.
◇ 美 10월 민간 신규고용 14만7000명…전망치 밑돌아
미국의 10월 비농업부문 민간 신규고용자는 14만7000명을 기록, 예상치 16만5000명에 다소 못 미쳤다.
새로운 측정 모형에 따라 앞선 9월의 민간고용 증가자는 20만2000명으로 기존 15만4000명에서 상향 수정됐다. 2016년 월평균 민간부문 고용은 15만명 늘었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고용지표는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를 통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할 고용지표들의 동향을 미리 파악하곤 한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간부문의 고용은 증가 속도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건설, 교육, 자원개발 분야에서 일부 증가율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 국제유가, 美 재고 폭등에 급락…WTI 2.9%↓ 46달러 붕괴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재고 급등 여파로 3% 가까이 급락하며 46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33달러(2.9%) 급락한 45.3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9월 27일 이후 5주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 때 45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낙폭을 소폭 만회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1.26달러(2.62%) 내린 46.88달러에 마감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락한 것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1440만배럴 급증했다. 이는 예상치 190만배럴 증가보다 7.6배 많은 수준이다. 앞서 미국석유협회(API)는 원유 재고가 93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원유 재고가 급증한 것은 멕시코 지역에서 수입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지역에서 수입은 하루 평균 90만배럴 증가하면서 재고가 810만배럴 늘었다. 미국 원유 생산 역시 하루 1만8000배럴 증가한 852만2000배럴로 집계됐다.
반면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각각 220만배럴과 180만배럴 감소했다. 휘발유 재고는 예상치 150만배럴 감소를 웃돌았고 정제유 재고는 예상과 일치했다.
◇ 달러 ‘약세’, 금값 1300달러 회복
달러가 미국 대선 불확실성 증가와 기준금리 동결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34% 하락한 97.40을 기록하고 있다. 한 때 달러 인덱스는 대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며 97.18까지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33% 오른 1.1089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7% 내린 103.39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38% 상승한 1.228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멕시코 페소 가치는 전날에 이어 또 다시 1% 넘게 하락했다.
반면 국제 금값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 증가와 달러 약세, 증시 부진 등이 겹치면서 약 1개월 만에 다시 13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0.20달러(1.6%) 급등한 1308.2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이 13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달 3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 은 가격 역시 온스당 27.5센트(1.5%) 상승한 18.693달러에 마감했다. 백금은 0.4% 올랐고 팔라듐과 구리는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 유럽증시, 美 대선 불안감+유가 급락에 1% 넘게 밀려
유럽 증시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국제 유가 급락 여파로 1% 넘게 하락했다.
2일(현지시간)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1.1% 하락한 331.55를 기록했다.
전체 업종 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자동차 업종이 2.5% 급락했고 은행 업종도 2.3% 밀렸다. 지진 여파로 선거를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탈리아 은행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독일 DAX 지수는 1.47% 급락한 1만370.93을, 영국 FTSE 지수는 1.04% 내린 6845.42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는 1.85% 하락한 4414.67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