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모바일 페이’가 바꾼 아프리카 풍경

[MT리포트] ‘모바일 페이’가 바꾼 아프리카 풍경

강기준 기자
2018.07.25 16:18

[공공페이 첫 발] ‘현금제일주의’에서 ‘현금 없는 땅’으로 직행…1억명이 모바일 페이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아프리카 우간다의 어부들에겐 몇 년 전만 해도 주말이 없었다. 매 주말 9시간씩 버스를 타고 거래처를 방문해 생선을 판 돈을 받아오려면 쉴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어부들은 더 이상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된다. 케냐에서는 주말마다 열리는 벼룩시장에서 더 이상 현금이 오가지 않는다. 우간다와 케냐 모두 사람들은 휴대폰을 꺼내 계산하고 물건을 집어 온다. 모바일 결제가 바꾼 아프리카의 풍경이다.

아프리카에선 모바일 결제가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현금 제일주의'가 만연했던 이곳은 10여 년 남짓한 사이 '현금 없는 땅'이 됐다. 부족한 금융 인프라가 오히려 기회가 돼 '개구리가 점프하는(leapfrogging)' 기술 도약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25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결제 서비스 282개 중 절반 이상인 143개의 서비스가 아프리카 사하라 남쪽에 밀집돼 있다. 활성화된 계정 숫자도 1억 개가 넘는다. 아프리카 총 12억 명의 인구 중 핸드폰을 가진 인구가 지난해 기준 36.6%인 4억4000만여명. 이중 4분의 1이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고 있다. 2021년이면 4억6000만명이 넘는 인구가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아프리카는 그동안 '현금 제일주의'였다. 대부분의 거래는 손에서 손으로 현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프리카의 70%가 넘는 인구가 저소득층이라서 은행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금융 인프라가 발달하지 못했다. 아프리카의 은행 이용률은 20%가 안 된다.

그런데 10여 년 사이에 모바일 결제가 흔한 결제 수단이 됐다. 이중 케냐는 모바일 결제 선두주자다. 200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모바일 결제가 첫선을 보이긴 했지만, 2007년 케냐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선두 자리에 올랐다. 모바일 결제 이용자는 출시 2년 안에 300만명을 넘겼고, 현재는 3400만명이 넘는다.

가나는 가장 빠르게 케냐를 따라잡는 국가로 꼽힌다. 이커머스(e-commerce) 결제 대금의 61%가 모바일 결제로 이뤄진다. 반면 신용카드 사용률은 15%에 불과하다. 신용카드가 보편화 되기 전에 모바일 결제로 건너뛴 것이다. 가나의 모바일 결제 이용자는 940만명에 달한다.

모바일 결제는 선불 충전 방식으로 이뤄진다. 가나에는 16만 곳이 넘는 모바일 결제 키오스크(kiosk)가 있다. 이용자들은 이곳을 방문해 현금만 건네주면 바로 모바일 결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급성장에 힘입어 2016년에는 아프리카의 모바일 결제 계좌가 은행 계좌 수를 넘어서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프리카 모바일 결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부족한 인프라가 오히려 기회가 됐고, 까다로운 규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이지리아는 까다로운 모바일 결제 규제에 발목이 잡힌 곳이다. 모바일 결제에 가입하려면 은행 계좌 인증을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 때문에 모바일 결제 보급률은 아프리카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