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업체 수율은 통상 65~80%…생산성·품질관리 문제에 자금난까지 겹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상장폐지 발언으로 미 증권감독당국의 조사를 받는 처지에 몰린 가운데 최근 테슬라 자동차의 생산성과 품질문제까지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테슬라에 투자해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테슬라 내부문건을 인용해 "지난 6월 테슬라가 '모델3' 5000대 생산목표를 맞추기는 했지만 그중 4300대에 대해 공정과정에 문제가 있어 다시 제작해야 했다"며 "초기통과수율(FPY)이 14%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초기통과수율은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때 한 번에 문제없이 생산되는 비율로 제조업체의 생산성과 질적 관리를 평가하는 데 사용한다. 그만큼 테슬라가 생산성이 낮고 품질관리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업체는 자사 공장의 FPY를 65~80%대로 유지한다. 생산성이 좋다고 판단되는 공장은 80%를 넘는데, 5000대를 생산할 때 적어도 4000대가 수리과정을 거치지 않고 완성품으로 생산된다는 의미다. 테슬라는 이에 "고객에게 완벽한 차량을 제공하기 위해 꼼꼼하게 검사하다 보니 자잘한 것들도 수리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차량이 생산라인 끝에서는 완성품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분기대비 모델3 차량 한 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노동력이 30%나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테슬라 측의 주장과 달리 완제품에서도 적지 않게 문제가 발견된다는 지적이다. 모델3가 공개된 지난해 7월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출고된 지 하루도 안 된 신차가 폭우를 맞자 리어 범퍼 커버가 분리되거나, 컨트롤 패드가 작동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애프터 서비스도 미흡해 부품을 새로 구하거나 수리를 맡기려면 몇 달을 기다려야 해 고객들의 불만이 거세다.
이 같은 상황 속 머스크 CEO가 상장폐지를 선언하며 테슬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7일 "주주들의 간섭이 불편하다"면서 상장폐지를 선언했지만 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당시 머스크는 사우디 국부펀드가 최소 500억달러(56조원)에 달하는 테슬라의 상장폐지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우디 국부펀드는 최근 테슬라 경쟁사인 루시드 모터스에 투자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상장폐지 선언이 위법일 수 있다며 테슬라 임원을 소환해 조사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미국 자동차부품업체연합(OESA) 소속의 대다수 업체는 21일 테슬라를 재무리스크 요인으로 분류했다. 테슬라가 대금 기일을 최대한 미루면서도 일부 업체들에는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최근 몇 달간 지속됐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테슬라 자진 상폐를 위해 투자자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투자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테슬라 주주인 로스 거버 거버가와사키 CEO는 "애플의 경우 품질관리가 잘 이뤄지지만 혁신이 부족하다"면서 "테슬라는 혁신을 갖췄지만 품질관리가 안 되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테슬라에 투자하면 양사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의 비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 '타이탄' 사업과 테슬라의 전기차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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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는 "애플이 테슬라 주식 5~10%만 사도 애플 운영체제인 iOS를 테슬라 전기차 스크린에 담을 수 있게 된다. 애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