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한 2014년 '우산혁명'… 공공소란죄 혐의 적용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을 이끈 지도자 9명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등에 따르면 홍콩 웨스트카우룽 법원은 찬킨만 홍콩 중문대 교수(60), 베니 타이 이우팅 홍콩대 교수(55), 추이우밍 목사(75) 등 시위를 기획하고 주도한 세 사람과 공민당 국회의원 타냐 찬(47) 등 시위 적극 참여자 6명에게 '공중방교죄(공공소란죄)' 등의 혐의를 적용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홍콩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당한 질서에 저항하는 '시민 불복종'의 개념을 인정했지만 "이러한 사실이 혐의를 무효화할 순 없다"고 밝혔다.
아직 법원은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형량을 선고하지 않았다. 다만 SCMP는 재판부가 각각의 혐의당 최대 7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3개월 이상 금고형을 받을 경우 국회의원인 타냐찬과 시우 카춘(49)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고 전했다.
우산혁명은 홍콩의 최고 수장인 행정장관 선거 방식에 반발한 시민들이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거리에서 벌인 민주화 시위다. '우산혁명'이라는 이름은 경찰의 최루액과 물대포를 막기 위해 시민들이 우산을 들고 나온 데서 유래했다.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후 중국 정부는 '2017년부터 홍콩 행정장관 입후보 자격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구성하는 후보 추천위원회의 과반 지지를 얻는 인사 2∼3명으로 제한했다. 사실상 친(親) 중국 성향 후보에 유리하도록 선거 방식을 바꾼 것이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에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했고 홍콩 정부는 이들을 탄압했다. 민주화를 주장하는 야당 홍콩민족당에 활동금지 조치를 내렸고 외국특파원을 추방하기도 했다. 중국을 비판한 입법원 의원들의 자격이 박탈되고, 반중적 색채를 지닌 출판업자들이 중국으로 강제 연행됐다.
찬킨만, 베니 타이, 추이우밍은 2013년 3월부터 시민단체 '도심을 점령하라'를 공동 설립해 우산혁명을 촉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공중방교죄 외에도 주변에 시위 참여를 독려한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이들 9명은 2014년 12월 경찰에 자수해 조사를 받은 후 석방됐지만 이후 2017년 3월 검찰에 기소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시위대를 동원해 도심의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는 등 공공질서에 큰 피해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약 3개월 동안 이어진 이들의 시위로 대중이 혼란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당시 친중파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당선된 지 하루 만에 기소돼 "정치적인 기소"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날 재판이 진행된 법원 앞에서는 노란 우산을 든 홍콩 민주화 단체와 시민들이 모여 이들을 향한 지지를 드러냈다. 베니 타이는 법정 출석에 앞서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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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은 홍콩 당국이 중국 눈치를 보고 정치적 판결을 내렸다며 일제히 비난했다. 휴먼라이츠워치(HRW) 중국 선임 연구원은 "홍콩 법원은 권리를 추구하는 평화 시위를 공공의 골칫거리로 규정함으로써 당국이 시위를 이끈 이들을 기소해도 된다는 끔찍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