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논란' 케인·무어 대신 다른 후보군 접촉 암시…"연준에 필요한 건 경제학 학위나 도덕성 아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로 내세운 허먼 케인(74)과 스티븐 무어(59)에 대해 자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두 후보자가 도덕성과 경제지식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 나오는 한편, 자신의 관점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지명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리라는 말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케인과 무어를 낙마시킬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른 후보들과도 얘기 중이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특히 케인에 대해 "결국 그가 (후보로) 계속 남아있을지는 아마도 본인에게 달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CNBC는 커들로 위원장의 발언은 백악관이 이들의 낙마에 대비해 다른 후보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성향 경제학자 무어와 피자체인 '갓파스파더'를 창업한 기업가 케인을 Fed 이사로 밀고 있다. Fed 이사는 총 7명으로 현재 두 자리가 비어 있다. 백악관은 아직 인준 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원에 두 사람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통보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친트럼프 성향'이 강해 정치적 중립성이 강조되는 Fed 이사 자리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케인은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부정적 보도와 맞서 싸운다며 정치자금후원회 '반격하는 미국'을 만들어 TV광고에 거액을 쏟는 등 친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무어도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경제고문으로 활동했다.
두 사람은 도덕성 시비에도 휘말려 있다. 2011년 케인은 2012 대선 공화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성추행 및 불륜 의혹이 제기되며 사퇴한 경력이 있다. 무어도 2014년부터 7만여달러의 세금 및 벌금을 체납했으며, 전 부인과 이혼하면서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의 양육비 등을 지급하지 않아 법원 모독죄로 기소당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밋 롬니(유타),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코리 가드너(콜로라도), 케빈 크레이머(노스다코타) 등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4명이 최근 케인 후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려면 전체 상원 의석 100석의 과반수를 넘어야 하지만 공화당 의석 53석에서 4명의 반대자가 나오면서 케인의 낙마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존 튠(사우스다코타) 공화당 상원의원은 "Fed 이사 후보들의 자격 조건과 경험 등 모든 것에 대해 적합한지 여부를 봐야 한다"면서 "모든 사람들은 Fed 이사 자리에 경제적 지식을 가진 경제학자들이 임명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Fed 이사의 자격조건으로 경제적 학위나 도덕성보다는 개인적 성향과 사고방식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커들로 위원장은 지난 7일 "대통령은 Fed 이사회에 다양한 관점을 지닌 인물을 배치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 대통령은 Fed에서 자신의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원한다"면서 "그건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수석 경제평론가 그레그 입은 이에 대해 "이런 포퓰리즘 시대에 경제학을 너무 많이 안다는 것은 교만하고 오만하며 잘못된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이제 Fed의 이사가 되려면 경제학 학위와 지식이 있느냐보다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