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바이러스는 고온다습한 기후에 약하지만 속단하긴 일러"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코로나19의 확산이 주춤해질까.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인 만큼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대체로 따뜻한 날씨가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바이러스는 기온이 낮고 건조할 때 더 잘 전파된다.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도 2002년 12월 중국에서 처음 등장해 이듬해 여름이 되자 자연스레 소멸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바이러스학 발달(Advances in virology)'에 발표한 연구논문을 인용해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온이 22~25에서 38도로 올라갈 경우 생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온도가 높고 상대습도가 높은 일부 아시아 열대지역에서 왜 사스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설명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러스가 왜 차고 건조한 기후에서 더 잘 확산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보통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방출되는 침 등의 작은 물방울(비말)을 통해 확산되는데, 이 물방울들은 공기가 따뜻하고 습하면 더 빨리 땅에 떨어지게 된다는 게 통상적인 설명이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역학 교수는 "현재로서는 일조량이 높아지는 여름이 되면 체내 비타민 D 수치가 높아져 면역 반응이 좋아지고 공기 중 습도가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느리게 한다는 설명이 있을 뿐"이라며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계절성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의 사고는 아직 파편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견해들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기후와 바이러스 전파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은 만큼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것. 싱가포르, 마카오, 태국, 홍콩, 인도 등 대체로 온난한 기후의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점으로 볼 때 이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있다.
미네소타대학의 전염병 정책센터 마이클 오스터홀름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사스가 여름에 끝났기 때문에 여름이 오면 코로나19가 사라질 것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우연의 일치였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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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메르스의 경우 기존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기온과의 연관성이 사스보다 낮았다. 2015년 국내에서 확산된 메르스는 5월에 시작해 12월에 끝났다. 오스터홀름 소장은 "아랍반도에서는 기온이 평균 43도를 웃돌 때에도 메르스가 계속됐다"면서 "몇몇개의 바이러스 정점은 한여름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낸시 메세니어 박사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코로나19의 발병률이 둔화될 것으로 가정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면서 "우리는 이 병원균을 아직 단 한해도 겪어보지 못했다. 이런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보건당국은 날씨와 상관없이 발병이 확산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