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부 장관 "주요 기업들 모두 자료 제출"
대부분 고객사 정보 제외했지만 기밀 누출 우려 여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 모든 주요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자료를 확보해 수급난을 부추기는 사재기를 파악하고 병목현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기업들이 제출한 자료가 충분치 않으면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나 라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재고·판매량 등 데이터 제출 시한인 이날까지 모든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자료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이몬도 장관은 "지난 2주간 삼성·SK·TSMC 등 주요 반도체 공급망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직접 통화했다"며 "이들은 우리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반도체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에게 이날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정보 제공 여부는 각 기업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만약 미국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국방물자생산법(이하 국방법)' 등을 동원해 이를 강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정보 제공을 의무화한 조치여서 기업 기밀 누출 등 우려가 제기돼 왔다.
현재 미 연방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67개 기업들이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세계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지난 5일 제출했고, 국내 기업인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마감시한인 이날 자료를 냈다. 한국 기업들은 영업기밀인 고객사 정보 등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품귀 현상이 가장 심한 반도체 상위 10개 품목 관련 자료만 제출했다.
이밖에 파운드리 4위 업체 UMC와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업체 ASE,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 글로벌웨이퍼스 등 대만의 다른 기업도 자료를 낸 상태다. 마이크론·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업체도 자료를 제출했다.

미 행정부는 기업들의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 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는 긴장감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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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몬도 장관은 "제출된 자료를 모두 검토한 것은 아니지만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신을 낳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하게 반도체를 비축하는 사재기를 차단하고 공급망에서 병목현상을 개선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미국에서 반도체칩 제조 촉진을 위해 올 연말 의회가 520억달러(약 61조원) 예산을 승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라이몬도 장관은 "반도체 관련 예산 승인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이것은 국가 안보 필수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라이몬도 장관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이번에 방문하는 국가는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