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2개월째…中에 스스로 갇힌 시진핑, 해외순방 끊은 이유는

벌써 22개월째…中에 스스로 갇힌 시진핑, 해외순방 끊은 이유는

송지유 기자
2021.11.1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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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 밖으로 단 한번도 안 나가,
'G20·COP26' 등 주요 행사 모두 불참, 국제사회 비판에도 '모르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그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달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이달 1~2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진행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도 그는 연속 불참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만남은 당연히 불발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이 빠진 기후협약은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만난 건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얀마를 방문해 윈민 당시 대통령을 만나고 베이징으로 돌아온 시 주석은 지금까지 22개월째 중국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국제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단 한 번도 중국 밖으로 나가지 않은 셈이다.

지난 2016년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번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사진=AFP
지난 2016년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두번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사진=AFP

지난 2012년 12월 집권한 시 주석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연 평균 5회 이상은 해외 각국을 방문했다. 2014년(7회)과 2015년(8회), 2019년(7회) 등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등 주요 국가를 수차례 순방했다.

지난 2013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휴양지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와이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됐고, 2015년에는 영국 런던 인근 술집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와 생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공개됐다. 시 주석은 서방 국가에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무던히 공을 들였다.

2019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정상회담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 주석은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34일을 해외에 머물렀다. 이는 오바마(25일)·트럼프(23일) 전 미국 대통령들보다도 많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신장위구르 탄압·대만 위협…'반중 정서' 최고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AP=뉴시스

코로나19 이후 시 주석이 정상외교를 중단한 그 자체가 중국의 고립된 위상을 잘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했다. 서방 국가들의 중국 경계가 최고조에 이른 만큼 해외로 나가봤자 이득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을 주저앉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중국이 정보 공개를 거부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은 2년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기에 신장위구르 소수민족과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대만 침공 위협, 화웨이 정보 유출 등 이슈도 시 주석이 스스로를 중국에 가둔 요인으로 꼽힌다. 정상회담 등 해외 순방을 할 경우 시 주석 입장에선 불편한 질문을 대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수개월째 중국에만 머무는 것은 포탄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머리를 내밀지 않고 깊게 파놓은 모래 구덩이(벙커)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벙커 심리(Bunker Mentality)'라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정상 외교보다 장기 집권 더 중요…'쿠데타 트라우마'도 발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제4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개막식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상하이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제4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개막식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3연임 장기집권'이라는 중차대한 사안도 시 주석이 해외 순방을 꺼리는 배경이다. 지난 2012년 국가부주석 시절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가 시 주석의 집권을 막으려는 쿠데타 시도를 경험한 적이 있어, 시 주석은 중국 내 영향력을 확고히 다지려는 심리가 강하다. 중국에서 최고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만 그의 장기 집권에 반발하는 세력 또한 적지 않아 중국에 머물며 꾸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해석도 있다.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 헝다발 부동산 부실, 치솟는 소비자 물가 등 산적한 민생 현안도 시 주석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내년 말 공산당 20차 당대회 전까지는 시 주석이 해외로 나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외교를 통한 국가이익보다 시 주석의 3기 집권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헬레나 레가르다 독일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 수석분석가도 "각국 정상의 대면 회담은 외교 장애물을 극복하는 동시에 긴장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시 주석이 해외 순방을 미루며 대면 정상외교를 피하는 것은 중국의 기회를 스스로 없애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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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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