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안 中의 다음 5년…'공동부유' 깃발 들고 美와 정면대치

경제불안 中의 다음 5년…'공동부유' 깃발 들고 美와 정면대치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2022.10.13 13:02

[MT리포트-시진핑 천하]②

[편집자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임박했다. 마오쩌둥 이후 첫 장기집권 지도자다. '중국몽'을 외치며 중국을 세계의 중심에 세우겠다던 목표는 서구와 갈등, 경제 위기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덩샤오핑 이후 확립된 집단지도체제는 시진핑 1인 체제로 바뀐 지 오래다. 오늘날 중국은 거대한 실험실이다. 중국의 오늘과 내일을 짚어보고 예상해본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이 임기를 시작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세계(2.6%), 개발도상국(3.7%)보다 높은 6.6%였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이 기간 세계 경제 성장에 30% 넘게 기여했다고도 했다.

20차 당대회(16일 개막)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명분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시 주석이 집권한 지난 10년간 중국은 몰라보게 발전했다. 지난해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5%로 시 주석 취임 직전인 2012년에 비해 7.2%p 상승했다.

그러나 무차별적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불러온 지난 1년간 경제 성적표만 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너진 경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한때 ?6.8%(1분기)까지 주저앉았던 중국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기저효과로 18.3%로 치솟았다. 그러나 부동산 규제와 헝다 등 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몰락, 빅테크 압박에 의한 경기 위축으로 성장률은 내리막 행진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로 5.5% 안팎을 설정했지만 2분기 0%대(0.4%)에 진입하면서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청년(16~24세) 5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

3월부터 2개월간 진행된 경제 수도 상하이시 전면 봉쇄가 결정적이었다. 물류는 멈추고 생산은 차질을 빚었다. 시진핑 주석의 최대 치적 중 하나로 내세우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저승사자로 돌변했다.

중국 경제의 30%를 떠받치던 부동산도 중국 성장 신화와 함께 몰락하고 있다. 헝다 등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고 이미 낸 분양대금을 떼일 위기에 몰린 계약자들은 대출금 상환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부동산정보(CRIC)에 따르면 중국 100대 부동산 개발업체의 월간 주택판매액은 지난해 7월부터 올 9월까지 1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1~9월 누적 감소율은 45.4%로 반토막 났다.

상시 핵산(PCR) 검사 비용에 허리가 휘는 지방정부들은 세입의 상당 부분을 의지했던 부동산 개발사들에 대한 장기 토지대여 시장이 무너지면서 재정난에 봉착했다. 지방정부들이 빈털터리가 되면서 고용과 성장의 축이었던 인프라 투자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기준금리격인 대출우대금리(LPR)에서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금리를 올해만 세 번이나 내려 연 4.30%로 조정했다. 지방정부들에 간접 대출인 담보보완대출(PSL)로 1082억위안(약 21조6300억원) 공급도 단행했다. 돈줄이 막힌 지방정부들에 최후의 수단으로 직접 수혈에 나선 것이다.

(상하이 로이터=뉴스1) 한병찬 기자 = 11일 (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한 봉쇄된 지역에서 남성이 개 세 마리와 펜스 뒤에 앉아 있다.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상하이 등 대도시에 강도 높은 방역으로 대응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상하이 로이터=뉴스1) 한병찬 기자 = 11일 (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한 봉쇄된 지역에서 남성이 개 세 마리와 펜스 뒤에 앉아 있다.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중국 당국은 상하이 등 대도시에 강도 높은 방역으로 대응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통치'가 '경제'에 우위

경제 분야 파열음이 곳곳에서 나오는데도 중국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최근 기사에서 "동태적 제로 코로나는 사회적 비용이 가장 낮고 중국이 적시에 전염병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선택임이 충분히 증명됐다"며 "만약 탕핑(아무 것도 하지 않는 행위)을 선택했다면 전염병이 만연해 더 심각한 인명과 재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성장에서 분배로 경제 정책을 전환한 와중에 당대회,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에도 고강도 봉쇄를 이어가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봉쇄가 사회통제, 통치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심을 받지만 공산당과 정부는 의식하지 않는다.

세계은행이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30여년 만에 역내 개발도상국 평균에 미치지 못할 거라고 경고하는 등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통치 논리에 매몰된 중국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익명의 외교 전문가는 "부익부빈익빈 완화에 초점을 둔 분배 정책이 인민들의 지지를 얻으면서 거침없는 통치의 밑거름이 됐다"며 "그러나 청년 실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통치 정당성이 의심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월18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월18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장기간 미국과 평행선 예고

발톱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던 '도광양회'를 걷고 '중국몽'을 앞세워 중국을 세계의 중심에 세우겠다던 시진핑 주석의 꿈은 거침이 없다. 상대가 누구든 '건드리면 물어뜯는' 식의 전랑외교는 중국몽의 한 표현 양식처럼 됐다.

시진핑 주석 2기(2018~2022)에 이르러 공급망 사슬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한국, 일본, 호주, 유럽 등 우방들을 결집해 중국을 포위하는 미국과 패권 다툼은 중국의 미래를 건 거친 싸움판이다.

당장 대만 문제에서 두 나라는 한치의 양보가 없다. 시 주석이 진정한 의미의 마오쩌둥 반열에 오르기 위해 대만 통일 전쟁을 감행할 거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얼마전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성공적으로 침공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2027년은 시 주석이 네 번째 임기에 들어설 수 있는 시기다. 대만 통일 전쟁이 시 주석 통치 연장의 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암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실언을 가장해 대만 전쟁이 벌어지면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고 중국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는 양상이다.

칩4(한국 미국 일본 대만 반도체 동맹)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중국 공급망 차단 시도에도 중국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은 최근 칩4와 별개로 중국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와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출을 제한했다. 중국 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1년간 수출 제한을 유예하면서 중국에 부분 숨통을 트여줬지만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의 목줄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미중관계에서 중국은 미국이 중국 발전을 방해하고 지연시키는 데 집중한다고 보고 있다"며 "미중갈등은 더 심화되고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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