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서서히 옥죄는 중국군의 '살라미' 전술[PADO]

대만을 서서히 옥죄는 중국군의 '살라미' 전술[PADO]

김동규 PADO 편집장
2023.07.29 06:00
[편집자주]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아직 논의되고는 있지만, 중국의 현재 군사력으로는 가까운 시일내에 침공을 강행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더욱이 러시아 군사기술에 많이 의존해온 중국으로서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여준 러시아 군사기술의 취약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사적 공격보다는 장기간에 걸쳐 현상(現狀: status quo)을 조금씩 변경시켜가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을 추구할 것이라는 7월 24일자 파이낸셜타임스 기사가 적실성이 있어 보입니다. 중국의 일상적 군사활동이 대만에 더욱 근접해서 이뤄지게 되는 것을 노리는 것인데, 이렇게 해서 만들어내는 작은 차이가 결정적인 순간 군사작전상 큰 차이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AFP=뉴스1) 박재하 기자 = 태국과 중국이 이달부터 9월까지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총 3차례 연달아 진행한다. 사진은 2015년 태국과 중국의 공군 합동훈련 '팰컨 스트라이크 2015' 도중 태국 영공을 비행하는 중국 J-10 전투기. 2015.11.24/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FP=뉴스1) 박재하 기자 = 태국과 중국이 이달부터 9월까지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총 3차례 연달아 진행한다. 사진은 2015년 태국과 중국의 공군 합동훈련 '팰컨 스트라이크 2015' 도중 태국 영공을 비행하는 중국 J-10 전투기. 2015.11.24/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월 24일, 중국 전투기 8대가 대만해협을 가로질러 비행했다. 대만 공군은 거의 매일 그랬던 것처럼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이전보다 더 가까이, 즉 대만의 영공에서 불과 12해리 떨어진 완충지역인 접속해역까지 비행했다가 되돌아갔다.

대만 국방부는 대만의 영공이나 영해에 무단 진입하면 "자위 차원의 반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만 국가안보 관계자에 따르면 그 이후로도 중국 군용기가 적어도 한 번 더 그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이러한 비행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에 대해 강화하고 있는 압박의 일부인데, 대만과 대만의 유일한 준동맹국인 미국 모두 이를 막거나 약화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군은 국방 전문가들이 '회색지대'(그레이존) 작전이라고 부르는 작전을 펼치고 있다. 한 번에 한 걸음씩 대만에 가까이 다가가면서도 전쟁행위로 간주 될 수 있는 문턱은 넘지 않는다.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대만의 국방 관계자들은 매우 다른 형태의 점진적인 위협을 마찬가지로 두려워하고 있다. 그들은 중국이 현재 채택하고 있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이 한 번에 한 걸음씩 천천히 현상변경(現狀變更)을 획책하고 있으며, 결국엔 대만의 방어 능력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일부 국방 전문가들은 미군의 중국 억제 전략이 이러한 점진적 압박 전술보다는 전면적 침공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중국군 전문가인 크리스틴 건니스는 "국방부가 너무 근시안적으로 대만 침공 시나리오에만 집중하고 있어 현존하는 위협을 못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침공)은 우리 모두가 수년 동안 대비해 온 일이기 때문에 그 계획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또한 그들(미군)이 대응법을 잘 알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침공 시나리오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만이 방공식별구역(ADIZ) 내 중국군 활동에 대한 데이터를 처음 공개하기 시작한 2020년 9월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월별 건수는 69건에서 올해 7월 139건으로 급증했다.

/그래픽=FT, PADO
/그래픽=FT, PADO

방공식별구역은 각국이 잠재적인 안보 위협에 대비해 비행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국제 공역(空域)에 자체적으로 설정해 공포한 완충구역이다. 그러나 방공식별구역 상공은 대만의 관할권 밖에 있기 때문에 인민해방군의 행동은 국제법 위반은 아니다.

대만의 전략가들은 이러한 점진적인 공역 잠식과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의 어려움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타이베이에 있는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회색지대 분쟁 전문가 리쥔이(李俊毅)는 "중국은 우리를 위협하고, 우리의 능력을 시험하고, 우리의 방어 능력을 약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대만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면서 그 법적 지위를 변화시키기를 원합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편집해 금요일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방안전연구원 분석가들은 대만과 미국의 현행 억제전략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3년 동안 한두 대의 중국군 정찰기나 수송기가 가끔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비행하던 것에서 폭격기, 전투기, 전자전기, 공중급유기, 다양한 종류의 드론을 포함한 여러 대의 항공기가 거의 매일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침입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대만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금년 1월 1일 이후 이미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더 많은 항공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으로 비행시켰다.

게다가 인민해방군은 과거에는 주로 대만해협의 얕은 부분, 남중국해, 대만과 필리핀 사이에서 양 끝이 태평양으로 열려 있는 바시해협이 만나는 대만 방공식별구역의 남서쪽 모서리를 주로 침범했는데, 이제는 대만을 빙 둘러싼 공역 및 해역으로 작전 영역을 확장했다.

중국군은 그간 정치적 위기 중에 가장 중요한 현상변경들을 이뤄냈다.

대만해협 중간선(海峽中線)이 대표적인 사례다. 수십 년 동안 양쪽 군대는 1955년 미군이 그은 비공식 분계선을 넘지않기로 한 암묵적 합의를 대체로 존중했다. 2019년과 2020년에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장관들의 고위급 대만방문에 대한 분노를 표시하기 위해 몇 차례 군용기를 해협중간선 너머로 보냈다.

그 이후 거의 2년간 조용하다가 작년 8월, 중국 인민해방군은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을 초대한 대만을 "징벌하기 위해" 대만 주변에서 전례 없는 훈련을 실시하면서 300여 대의 군용기를 비행시켰다. 인민해방군 장교들은 중국 국영TV 방송에 나와 해협중간선을 성공적으로 "지워버렸다"고 자랑했다. 그 이후로 매달 수십 대의 인민해방군 항공기가 해협중간선을 넘었다. 지난달 중국 인민해방군 항공기가 해협중간선을 넘어 '접속구역' 직전까지 접근한 후 대만 국방 당국자들은 중국군이 다음번에는 이 선을 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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