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충성파'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국방장관(39)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하루 전 의회가 긴축 예산을 추진하던 프랑수아 바이루 총리에 대해 불신임을 결정하자 정국 혼란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새 총리 지명에 나섰다.
앞서 두 명의 총리는 프랑스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예산안을 추진하다가 의회 반발로 각각 출범 3개월, 9개월 만에 잇따라 물러났다. 르코르뉘는 분열된 의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르코르뉘에게 정당들과 협의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르코르뉘는 예산안 논의를 마친 뒤 새 정부 구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르코르뉘는 2017년 마크롱 대통령 집권 시작 후 줄곧 장관직을 맡은 유일한 인물이다. 국방장관으로선 마크롱 대통령의 군사력 강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노력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일각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좌파 총리를 지명할 수 있단 추측이 나왔지만 충성파를 지명한 데 대해 AFP는 "예산 대결로 프랑스가 표류하는 상황에서 정책 연속성을 이어가겠단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짚었다.
독일마셜기금의 게지네 베버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누가 새 총리가 되건 상황은 극도로 복잡해질 것"이라면서 "지난해와 같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경쟁 정당들이 양보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권은 조기 총선 요구를 이어갔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SNS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르코르뉘를 총리로 지명한 건 "마지막 총알을 쓴 것"이라며 "새 총선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좌파 사회당은 소속 의원 누구도 마크롱 대통령의 계획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프랑스 시민들은 10일 정부의 긴축 재정 추진에 반대하는 '모든 것을 막아라'(Block Everything)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경찰 8만명을 배치해 시위대를 통제하고 공항·기차역·고속도로를 대상으로 한 봉쇄나 파괴 행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