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SNS 차단은 먹고살길 막는 것"…Z세대 '반정부 시위' 이유

"네팔 SNS 차단은 먹고살길 막는 것"…Z세대 '반정부 시위' 이유

류원혜 기자
2025.09.12 11:01
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SNS(소셜미디어) 금지와 정부 부패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정부 각 부처가 모여 있는 싱하 더르바르 청사에 불을 지른 후 환호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SNS(소셜미디어) 금지와 정부 부패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정부 각 부처가 모여 있는 싱하 더르바르 청사에 불을 지른 후 환호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네팔에서 소셜미디어(SNS) 접속을 차단한 정부 조치에 반발해 시작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최소 30명이 숨진 가운데, 거리로 나선 젊은 세대를 분노하게 만든 근본적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아시아 역사와 문화를 탐구하는 전명윤 작가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네팔 청년들이 시위하는 이유에 대해 "현지 사람들 삶은 SNS와 깊은 연관이 있다. 단순히 SNS를 못 하게 해서 시위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들에게 SNS는 생존 수단이라고 했다.

그는 "네팔 해외 노동자는 약 350만명이다. 이들이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24%를 담당한다. 가족까지 다 먹여 살린다"며 "네팔 인구가 3000만명이고, 이 중 1000만명이 해외 노동자와 연계된 삶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SNS를 차단하면) 해외 노동자들과 연락을 못 한다"고 설명했다.

또 "네팔은 관광업으로 먹고산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예약 시스템이 잘 돼 있지 않다. 대부분 SNS 메신저를 통해 이뤄진다"며 "해외 취업을 원하는 네팔 청년들도 SNS로 면접을 못 본다. 네팔에서 돈을 버는 주요 산업이 다 멈췄기 때문에 시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8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의사당 건물 밖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의사당 건물 밖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발사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또 다른 시위 원인으로는 '네포키즈'(nepokids)'가 꼽힌다.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 자녀를 뜻하는 네포키즈는 특혜를 뜻하는 영어 '네포티즘'과 '키즈'의 합성어다.

이들은 최근 SNS에 화려한 옷을 입고 휴가를 보내거나 고급 식당에서 식사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의 분노를 키웠다.

전 작가는 "네팔은 1인당 GDP가 1년에 200만원이다. 게다가 네포키즈 아버지들은 다 혁명가였는데, 자식들이 저러고 놀고 있는 것"이라며 "네팔 청년 실업률은 22%다. 정부 통계라서 실제로는 30%가 넘어갈 거다. 네팔 청년들은 돈 벌기 위해 목숨 걸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갔다"고 강조했다.

앞서 네팔 정부는 지난 5일 가짜 뉴스가 확산한다며 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26개 SNS 접속을 차단했다. 이에 젊은 세대는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반부패 운동을 억누르려는 시도라고 비판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번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네팔에서는 30명 넘게 숨졌다. 샤르마 올리 총리와 장관 4명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나 분노한 시위대는 대통령 관저와 국회의사당, 대법원, 검찰청 등을 불태웠다.

현지 경찰은 지난 8일부터 최루탄을 비롯해 물대포와 고무탄을 쏘는 등 강경 진압을 하고 있다. 시위 이후 전국 교도소에서는 수감자 1만5000여명이 탈옥했다. 당국은 9일부터 도심에 군 병력을 투입하고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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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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