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요청에 美 토마호크 제공 검토, 날선 푸틴 "그랬다간…"

젤렌스키 요청에 美 토마호크 제공 검토, 날선 푸틴 "그랬다간…"

정혜인 기자
2025.10.03 09:22

발다이 국제 토론클럽 본회의 발언…
로이터 "미, 재고 문제로 토마호크 지원 어려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 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 국제 토론클럽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 본토 정밀 타격이 가능한 장거리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경우 긴장 상태가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유럽의 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휴양지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Valdai) 국제 토론클럽 본회의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 제공을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토마호크는 강력한 무기다. 최첨단 무기는 아니지만, 강력하고 위협적"이라며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를 포함해 완전히 새롭고, 질적으로도 새로운 (긴장) 격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토마호크는 사거리가 2500㎞에 달하는 정확도와 위력이 검증된 군사 무기로, 지난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 때 사용되기도 했다. 미국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를 얻게 될 경우 러시아 본토 타격이 가능해진다.

푸틴 대통령은 토마호크의 위력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러시아가 우위를 점한 전장의 상황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미군의 직접적인 참여 없이 (우크라이나가) 토마호크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토마호크가 러시아에 피해를 줄 수는 있겠지만, 러시아는 (토마호크를) 간단히 격추하고, 방공 능력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도 러시아에 피해를 주기는 했지만, 러시아 방공망이 결국 격추했다고 부연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토마호크 지원 검토는 "미국 내부 문제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사건을 미국 사회의 분열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국내 질서를 바로잡으려 애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구축함 '배리호' 선상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 /로이터=뉴스1
미 구축함 '배리호' 선상에서 발사되는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 /로이터=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 총회 기간 비공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을 직접 요청했고, 미국은 이를 검토 중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8일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토마호크 지원과 관련해 "유럽 국가들로부터 여러 요청을 검토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미국의 지원 승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2일 미국 관리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토마호크 지원 의지가 있다고 밝혔지만, (토마호크의) 현재 재고가 미 해군과 다른 용도로 이미 배정돼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토마호크는 미군의 지상 공격 임무에 자주 쓰이는 주력 무기다. 재고 부족 상황은 아니지만, 미국은 토마호크 대신 사거리가 더 짧은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또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주는 대신 유럽 동맹국들이 다른 장거리 무기를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유럽이 군사화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럽의 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의 보복 조치들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 위협에 대한 대응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의 '러시아 드론 영공 침범' 주장에 대해선 "우리에게는 장거리 드론이 있지만 그곳들에 우리의 표적은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정혜인 기자

국제부 정혜인 기자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띄는 흐름을 포착해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과 시대의 이야기 '트민자' 를 전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