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경력 전무한데 美 정보국 수장에…트럼프 충성파 '풀티' 누구[글로벌키맨]

안보경력 전무한데 美 정보국 수장에…트럼프 충성파 '풀티' 누구[글로벌키맨]

윤세미 기자
2026.06.04 10:54

[글로벌키맨]

미국 부동산 재벌가 출신의 금융 관료, 사모펀드 경력, 친(親) 트럼프…. 미국 내 18개 정보기관을 총괄·조율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대행에 임명된 빌 풀티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38)의 이력이다.

풀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충성파로서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들을 겨냥한 조사에 앞장서 왔다. 게다가 정보를 다룬 경력이 없단 점에서 자격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보기관의 정치적 무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윌리엄 풀티 미국정보국(DNI) 국장 대행/AFPBBNews=뉴스1
윌리엄 풀티 미국정보국(DNI) 국장 대행/AFPBBNews=뉴스1

트럼프 정적 공격 주도…트럼프에 "나 임명해달라" 로비

풀티는 1988년생으로 미국 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 풀티그룹 창업가의 손주다.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뒤 주택·건축자재 분야의 사모펀드를 창업해 운영했다. 2019년부터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시작했으며 2024년 대선에선 트럼프 선거캠프를 후원했다. 이후 트럼프 집권 2기 출범과 함께 FHFA 청장으로 임명돼 공직에 진출했다. 이력만 봐선 전통적인 외교·안보 분야와 거리가 멀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럼에도 풀티를 DNI 국장 대행으로 전격 발탁한 배경엔 그가 지난 1년간 보여준 '충성심'과 '공격성'이 있다는 게 미국 매체들의 분석이다. 풀티는 FHFA 청장으로서 개인의 주택담보대출 기록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트럼프의 정적들을 공격하는 데 앞장서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FHFA의 권한을 동원, 공직자들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 등 무더기 형사 고발을 주도할 수 있었다.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애덤 시프 상원의원 등이 그 표적이다.

풀티는 지난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갈등설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한 만찬장에서 베선트 장관은 풀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험담을 했다고 의심, 이를 따지기 시작했고 두 사람은 욕설과 고함을 주고받으면서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둘러싼 내부 경쟁이 표면화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풀티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DNI 국장 대행으로 임명해달라며 직접 로비를 벌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측근들과 통화하며 의견을 나눈 뒤 2일(현지시간) 풀티를 임명했다.

정보기관 사유화 논란…공화당에서도 "전문가 아냐"

이번 인사를 두고 미국 정가에선 정보기관의 무기화란 논란이 거세다. 털시 개버드 전 DNI 국장만 해도 남편의 병간호를 사임 이유로 밝혔지만 그가 트럼프 정적 공격 등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배경이란 지적이 나온 터다. 여당인 공화당의 존 튠 상원 원내대표조차 풀티 낙점 관련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문가"라며 행정부에 추가 설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풀티를 DNI '국장'이 아니라 국장 '대행'으로 임명한 것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풀티가 FHFA 청장직과 DNI 수장 대행을 겸임하도록 했다. 상원 인준을 받은 관료는 별도 인준 없이 직무대행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한 연방직무대행규제법(FVRA)을 활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풀티는 210일 동안 DNI 국장 대행직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상원의 까다로운 청문회와 인준 절차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 나온다. 그가 정식 국장후보로 지명돼도 공화당내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톰 틸리스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CNBC 인터뷰에서 "풀티는 정보 분야 경험이나 지정학적 경험, 국제적 네트워크가 없다"면서 "그가 정식 DNI 국장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상원 인준을 통과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원로 미치 매코널 상원의원도 "DNI 국장은 법이 요구하는 수준의 폭넓은 국가안보 경험을 갖춰야 한다"며 "그 기준에 미달하는 후보는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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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제부 윤세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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