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무부가 자녀의 여권을 신청할 때 부모의 시민권이나 체류 신분 입증 자료를 요구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린 이른바 출생 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을 집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은 미국의 부모와 법적 보호자가 자녀의 여권을 신청할 때 미국 여권이나 영주권 카드, I-94(입출국 기록) 등 시민권·이민 신분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부모의 신분을 확인해 자녀가 행정명령에 따른 미국 시민권 인정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태어난 자녀의 부모는 자녀의 여권을 신청할 때 자녀와의 친자·친족 관계를 입증하고 신분증을 제시하기만 하면 된다. 여권 신청서에는 미국 시민권자 여부를 표시하는 항목이 있지만 증빙 서류를 제출할 필요는 없다.
지난달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국무부와 국토안보부에 원정 출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단속을 확대하도록 지시한 바 있다. 자녀가 출생시민권을 얻지 못하는 비시민권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행정명령도 내렸다. △부모 중 한 명이 미국에서 외국 정부를 위해 근무하거나 △시민권 취득을 위해 사기 또는 상업적 거래에 관여했거나 △적성국 외국인으로 분류되는 경우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지 않도록 했다.
이번 국무부 지침 초안은 관련 행정명령을 언급하며 "신청자가 이번 행정명령 적용 대상인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부모에 관한 정보와 부모의 시민권 또는 이민 신분을 입증하는 자료를 요구할 것이다"라고 명시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토미 피곳 미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의 의미와 가치를 지킬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왔다"며 "여기에는 미국의 여권 심사 절차가 이러한 기준을 온전히 반영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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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온타리오호의 이름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오대호 중 하나인 온타리오호는 미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이에 있다. 2026.08.28. /사진=민경찬](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9/2026090216362440642_2.jpg)
출생시민권 제한은 반이민 기조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출생시민권이란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사람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녀의 시민권 취득을 위해 미국에 오는 '원정 출산'을 비판하며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려는 시도를 잇따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과 동시에 내린 행정명령에서 부모 가운데 최소 한 명이 미국 시민이거나 합법적 영주권자인 경우에만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이 '시민권 조항'을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14조를 근거로 해당 행정명령에 대해 위법 판결을 내렸다.
이번 행정명령도 법적으로 제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새 행정명령에 대해 두 건의 소송이 연방법원에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소송을 맡은 데버라 보드먼 미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28일 열린 심리에서 관련 행정명령을 "전례 없는 조치"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