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시장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열풍이 한 풀 꺾였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지난 7월 전 세계 증시를 휩쓸었던 인공지능(AI)발 하락장에서 레버리지 ETF가 코스피 변동성을 키운 주범으로 지목된 후 의무교육 수강강화 정책 등의 영향이 나타났단 분석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261,000원 ▲1,000 +0.38%)와 SK하이닉스(1,693,000원 ▲19,000 +1.14%)를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상품들의 거래대금은 6월 고점 대비 4% 수준으로 급락했다.
해당 상품들의 총 운용자산은 지난 6월 114억달러(약 15조6500억원)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난달 27일 기준 50억달러(약 6조 8500억원)로 크게 줄었다. 지난 8월 한 달간 약 10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추정된다. 월간 자금 '유출'을 기록한 건 지난 5월 출시 이후 처음이다. 이에 코스피 지수는 안정을 찾았다. 코스피 변동성 지표가 6월 말 최고치인 97에서 4개월 만에 최저치인 약 50까지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 중에서도 의무 교육 강화 정책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9일부터 레버리지 ETF을 구매하려면 5거래일 이상 최소 1시간씩 모의거래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가상 현금 1억원의 모의 거래로 위험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이는 앞서 시행된 기본 예탁금 3000만원 상향보다 레버리지 투자 제한에 더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모의 거래 프로그램과 회원가입, 5일 동안의 최소 수강 시간까지 지켜야 하는 절차가 투자자들을 번거롭게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평일 근무시간에도 모의 거래 최소 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점이 까다롭다는 의견이 많았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김정훈씨(41)는 블룸버그에 "너무 귀찮아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규제는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면서 주식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인공지능(AI) 회의론이 번지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는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키우면서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한때 AI 투자 열풍과 맞물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였지만 반도체주 급락과 함께 하락세를 증폭시켰다.
CLSA증권코리아에 따르면 레버리지 ETF가 상장되기 하루 전인 5월 2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래량은 한국 전체 증시에서 31%를 차지했다. 상품 출시 후 이 비율은 6월 말 84%까지 치솟았고 7월 초에는 73%를 기록했다.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로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해당 상품에 투자한 이들 뿐만 아니라 기초자산이 되는 개별 종목에 투자한 이들까지도 손실 위험이 높아졌다.
독자들의 PICK!
레베카 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규제 당국이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단기적으로 자금 유출이 지속될 수 있다"며 "한국 당국은 이러한 상품들을 지원하던 방식에서 적극적인 규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