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파병 장병들,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주둔 명령 받아…항모 루즈벨트함 장기 파병 임무 준비 중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이란 전쟁 임무를 수행 중인 중동 전력의 파병 기간을 은근슬쩍 늘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전쟁이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WSJ는 익명 소식통들로부터 확인한 사실이라면서 이란 전쟁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군함 승무원, 방공부대, 공수부대 등 전방 인원들에 대한 주둔 명령이 내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주둔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는 방공 부대의 경우 파병 기간이 9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났다. 유럽, 태평양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었으나 중동으로 재배치된 일부 부대는 이미 파병 기간 1년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미 국방부가 군 장병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했다면서 육군 제82공수사단의 경우 일부 병력이 내년까지 중동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관계자들은 파병 기간 연장 명령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목적으로 고안된 '무기한 군사 전략'의 일환"이라며 "그러나 장병과 장병 가족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으며 군 장비 정비가 늦어진 탓에 문제 해결에 수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는 미 항모 USS 제너럴 포드 함이 11개월 해상 임무를 수행해 옛 소련 붕괴 이후 가장 오래 파병된 항공모함 기록을 세웠고,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함도 286일 간 해상 임무를 마치고 이날 태국에 정박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란 전쟁으로 현대 역사상 가장 긴 파병 임무가 여럿 나왔다"고 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샌디에이고를 모항으로 하는 항모 USS 시어도어 루즈벨트 함 승조원들이 장기 파병 임무를 준비 중이다. 루즈벨트 함은 아직 출항하지 않았는데, 미 해군은 루즈벨트 함을 이란으로 보낼지 여부르 밝히지 않았다. WSJ는 루즈벨트 함이 이란을 향한다면 내년 봄까지 중동에 주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장기 파병은 장병들의 사기, 건강을 크게 악화시킨다. 지난달 초 링컨 함 승조원 한 명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있었다. 미 해군은 정신 건강 문제로 보고 있다. 물자 보급도 문제다. 이란전 교전 때문에 미 해군은 중동 내에서 물자를 보급 받기 어려워졌다. 현재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위치한 미·영 공동 군사기지 디에고 가르시아에 보급 대부분을 의존해야 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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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란 전쟁 때문에 미국 항공모함 전력 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국에 정박한 링컨 함을 대신해 USS 조지 워싱턴 함이 중동에 배치됐다. 조지 워싱턴 함의 모항은 일본 요코스카인데 링컨함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재배치가 결정됐다. 미국 군사 전문지 TWZ는 "이번 재배치로 당분간 서태평양에서 미군의 항공모함 전력이 부족 상태에 빠졌다"며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인 항공모함 전력에 심각한 부담이 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