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는 '올려라' vs 트럼프는 '내려라'…워시의 딜레마

고용지표는 '올려라' vs 트럼프는 '내려라'…워시의 딜레마

윤세미 기자, 심재현 특파원
2026.09.0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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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취임 후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뜨거운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휘발윳값마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그런데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금리 인하 요구 수위를 높이며 압박에 나섰다. 오는 15~16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경제 지표와 정치적 압박 사이에서 워시 의장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로이터=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로이터=뉴스1

한국·중국과 무역 중단?…트럼프 "금리 내려라" 극단적 연준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미국이 적자를 보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미흑자국과의 교역 중단이라는 극단적 조치까지 거론하면서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발표된 고용지표는 모든 예상치를 2배, 3배 뛰어넘었다"며 "미국이 불과 얼마 전보다 훨씬 더 강한 신용도를 갖춘 만큼 '예전처럼'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가장 낮은 금리를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미국이 적자를 보고 있는 국가들과 무역을 중단할 것"이라면서 고금리는 미국을 불공정한 불이익에 노출시키고 있고 나는 이런 일이 발생하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교역 중단 실행을 실제로 염두에 둔 것인지,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차원인지는 불분명하다. 미 CNBC 방송은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적자를 보는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은 극단적"이라며 "미국은 주요 교역국을 포함해 수십개국에서 무역적자를 크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실행에 옮긴다면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강력한 최후통첩"이라고 평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어떤 나라는 금리가 0.5%인데 우리는 4%"라며 미국 금리가 1% 또는 0.5%까지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압박에 가세했다.

"고용 너무 잘 나왔다"…美 노동절 연휴 휘발윳값은 역대 최고

문제는 경제 지표는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다. 4일 미 노동부는 8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달보다 16만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증가폭인 5만5000 안팎을 3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다.

시장은 즉각 금리 인상 전망을 반영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전장보다 0.07%포인트 상승한 4.41%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선 3대 주요지수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에너지 물가의 척도인 휘발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간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가정보업체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애널리스트는 오는 7일 노동절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03달러로 2012년 기록한 종전 노동절 최고치인 갤런당 3.83달러를 넘어 역대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한 애널리스트는 "휘발유 가격 자체가 사상 최고치는 아니지만 연중 이 시기 기준으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미국인들은 사상 처음으로 노동절에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459달러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며 눈치보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오는 10일과 11일에 연달아 발표될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준의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시 의장은 최근 잭슨홀 회의 기조연설에서 연준의 인플레 억제 책무를 강조한 바 있다.

TD웰스의 시드 바이디아 최고투자전략가는 로이터에 "연준 관계자들은 최근 몇 달간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해왔다"며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이런 발언을 실제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CPI 결과에 따라 시장의 판단이 어느 방향으로든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이번 물가 지표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9.4%로 반영하고 있다.

사진=CME페드워치
사진=CME페드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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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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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DC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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