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기업에 북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활동중인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러시아의 한 플랫폼은 북한 노동자들이 '도망가지 않는다'는 홍보문구를 내걸고 이들을 쓸 러시아 기업을 물색했다.
2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법 재단 '글로벌 라이츠 컴플라이언스'(GRC)는 '국가 지원 강제노동 프로그램 확대 속 러시아 기업에 판매되는 북한 노동자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GRC는 9개월간의 조사에서 북한 노동자를 러시아 기업에 알선하는 온라인 플랫폼과 중개업자들의 활동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GRC의 보고서는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시설을 포함한 러시아 산업 전반에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이 창출하는 수익은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렇게 러시아 측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소득의 90%를 북한 정부에 넘기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유엔 대북제재 이행여부를 감시하는 다국적제재감시팀(MSMT)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 기준 북한이 해외 강제노동으로 벌어들인 금액이 연간 4억5000만~8억 달러라고 밝혔다. 한국도 MSMT에 참여하고 있다.
"도망가지 않는다" 강압통제·열악한 노동조건
GRC 보고서에 따르면 모스크바 사업가 블라디미르 소콜로프는 'KNDR.su'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해 북한 노동자 50~100명으로 구성된 작업팀을 광고하고 있었다. 소콜로프는 북한과의 상업·산업 협력 사업을 추진한 이유로 이달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북한 노동자들을 모집하는 사이트에선 이들이 '하루 12시간, 한 달 28일씩 일한다'고 홍보했다. 알선망은 노동자 1명당 10만~15만루블(약 160만원~25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GRC는 실제 노동자들이 하루 최대 18시간, 주 6~7일 일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 노동자의 해외 고용을 금지하고 있다. GRC는 러시아 내 알선망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북한 노동자들을 러시아 대학에 허위로 등록한 뒤 학생 비자로 입국시켜 현지 기업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정식 노동계약 대신 학생 신분을 이용해 해외 노동자 파견 금지 제재를 회피했다는 게 GRC의 설명이다.
GRC는 이번 조사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강압적인 통제와 열악한 노동조건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알선망 운영 책임자로 지목된 주코프는 FT에 러시아 법률을 준수하고 있으며 학생 신분을 이용해 취업 제한을 우회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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