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상한 매수추천

[기자수첩]이상한 매수추천

김영래 기자
2006.06.02 10:48

국내외 리서치 센터의 리포트를 자주 접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 국내 증권사에 비해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가 훨씬 더 집중적이고 공격적이라는 점이다. 때론 다른 종목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냄으로써 자사 추천주를 부각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일례로 외국계 증권사인 M사는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꾸준히 밝히고 있다. 대신 LG전자를 최선호주로 꼽는다.

반도체주에 대한 리포트만 이달들어 네번 이상. 이 증권사는 NAND플래시 가격이 40%이상 '급락'할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 '급락할 것'이라는 리포트가, 가격 반등 조짐이 나타나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리포트가 어김없이 나온다. 그러는 동안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대다수 증권사들의 가격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지만 M사는 굽히지 않는 모습이다.

이 증권사 보고서의 다른 특징은 기타 업종에 관한 보고서에서도 말미에 LG전자로 갈아탈 것을 조언한다는 점이다. 반도체 주 뿐 아니라 삼성전기, LG필립스LCD, 삼성SDI에 관한 보고서에서도 모두 전망이 좋지 않다며 LG전자로 투자해야한다는 결론을 맺고 있다.

M사는 또 통신주 중 LG텔레콤을 최우선주로 꼽고 있다. 최근 통신주 주가가 동반상승하자 이 증권사는 LG텔레콤과 SK텔레콤에 관한 리포트를 냈다. LG텔레콤은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며 지속적인 '매수'의견을 피력했고, SK텔레콤에 대해서는 방어주 성격이 부각된 것이라며 LG텔레콤으로 갈아탈 것을 주장했다.

또 다른 외국계증권사인 C사는 과거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첫 보고서를 낸지 한달여만에 목표가를 두 차례에 걸쳐 총 20%이상 상향조정해 빈축을 샀다.

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한 종목에 대해 자주 보고서를 내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다른 증권사 및 업체와의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다른 종목과 자사 추천종목을 매번 연결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는 "특히 한종목에 대해 아주 짧은 기간동안 투자등급을 번복하는 일은 금기"라고 말했다.

100%사실에 근거한 말이라도 여러번 들으면 그 진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공격적인 추천도 좋지만, '억지춘향'식의 논리로 자기 주장만을 관철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다른 종목에 대한 안좋은 보고서를 통해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는 '네거티브'전략은 지양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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