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FIFA의 상업주의 너무한다

[기자수첩]FIFA의 상업주의 너무한다

강기택 기자
2006.06.20 15:52

국제축구연맹(FIFA)의 상업주의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8일 1000여 명의 네덜란드 축구팬들이 슈투트가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 코트디부아르의 경기를 보려고 줄을 섰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공식후원사인 미국계 안호이저 부시가 아닌 네덜란드 맥주회사의 로고와 상표가 부착된 바지를 입고 있었다는 이유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입장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FIFA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논리를 들이댔고 이들은 하는 수 없이 바지를 벗고 들어가서 속옷차림으로 관람해야 했다. 15개 공식후원사로부터 매경기당 5000만 달러를 받는 FIFA로서는 그렇게라도 해서 후원사에 자기들의 할일을 다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FIFA는 이번 대회 들어 공식 후원업체를 제외한 다른 업체들이 '월드컵'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12개 월드컵 경기장에 대한 광고권도 후원업체들에게만 부여했다. 이 같은 독점권을 주고 FIFA는 각 업체로부터 3500만 달러라는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역풍도 만만치 않다. 독일 연방법원은 지난 4월 '월드컵'이라는 문구를 FIFA가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없다고 결정했다. 법원은 독일 제과업체 페레로가 FIFA를 상대로 '2006년 월드컵'이라는 문구를 광고에 사용하도록 허용할 것을 요구한 재판에서 일반 용어인 `2006년 월드컵'은 특허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유럽 명문 축구클럽들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이들 클럽의 모임인 G14는 소속 선수들의 차출과관련해 8억6000만 유로의 선수 부상 보상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FIFA가 약 25억유로를 거둬 들이지만 정작 선수들을 보유한 클럽은 '부상'이라는 리스크만 지고 '보상'은 단 한푼도 없다는 것이다.

G14는 더 나아가 현재 4년 마다 국가대표 대항전으로 개최되고 있는 월드컵을 2년 마다 열되 클럽팀간 경기로 변형한 '그랜드 슬램 월드'안까지 슬쩍 꺼내 들었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것은 축구팬들의 불만이다. FIFA가 배라면 소비자는 물이다. 물은 배를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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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택 논설위원

비즈니스 저널리즘의 최고 경지, 머니투데이의 일원임을 자랑스레 여깁니다. 독창적이고, 통찰력 넘치는 기사로 독자들과 마주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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