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낙하산, 해도해도 너무하네

[기자수첩]낙하산, 해도해도 너무하네

송기용 기자
2006.07.25 08:02

"무능은 해도 도덕성은 있는줄 알았는데.." 한 증권업계 인사의 '냉소(冷笑)'처럼 청와대의 증권선물거래소 상임감사 내정 의혹을 바라보는 시각은 싸늘하다. 재경부 출신 이른바 '모피아' 인사들의 낙하산 인사때도 이렇지는 않았다는 반응이다.

"낙하산도 정도껏이지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할수 있습니까?" 십여일째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이용국 증권선물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지친 표정에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공인회계사 경력과 청와대의 386 운동권 출신들과 친분이 있다는 것 말고는 검증받을 만한 경력조차 없는 인사를 거래소 감사로 내려보내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청와대가 밀고 있다는 공인회계사 김영환씨(44)의 감사 내정설이 점차 기정사실화 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거래소 노조는 25일 주주총회에서 김씨의 감사 선임이 강행될 경우 전면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강경방침이어서 사상 초유의 증권거래 중단 위기가 예고되고 있다.

거래소측이 파업 대체인력을 준비하고 공권력 투입 요청까지 고려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하면서 역설적으로 김씨의 선임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씨가 감사로 내정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부산하게 비상대책을 준비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

이정환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이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어 파문수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거래소 경영진은 상임감사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만 할뿐 후보추천에 개입할수 없고, 현재 누가 후보로 올라올 것인지도 알수 없다"는 이 본부장의 해명은 전혀 설득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체 김씨가 청와대의 어떤 배경을 가졌기에 거래소 감사 후보 물망에 오르고, 거래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예고되는데도 감사선임이 강행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무명의 회계사인 김씨가 국무총리 조정실장 등을 지낸 이영탁 거래소 이사장을 제대로 견제하면서 감사 역할을 충실히 할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는 비판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거래소 주주총회 결과가 주목된다.

사상 초유 증시 중단 벌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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