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의료보험 가입이 의료 이용량 및 국민건강보험(건보) 재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실손형 상품 허용은 건강보험제도의 골격을 훼손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보험업계에도 손해다. (근거로) 실손형 보험이 건보 재정을 연간 최소 2400억원~최대 1조7000억원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계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7월11일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판단 오도를 이끈 것으로 지적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 주장과 근거로 제시된 수치가 실증 분석 없는 막연한 가정에 근거한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실손형 보험에 가입하면 '의료 쇼핑' 차원에서 3~6번 정도 병원에 더 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가정으로 수치를 추산한 것은 사실"이라며 "복지부에서도 이 수치가 검증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본인 부담금을 보험회사가 100% 보장하면 의료기관 이용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보고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험업계는 민간의료보험의 본인 부담금 보장이 건보의 재정 부담을 증가한다는 주장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입원의 경우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가입하지 않은 사람보다 의료비를 30% 이상 덜 지출했다는 실증자료가 있다"며 "민간의료보험 가입 자체가 건보 재정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진단의학 발달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의료기관 이용은 전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며 "복지부는 이런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면 의료기관 이용이 늘어난다고 도식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본인 부담금 보장이 전면 금지될 경우 발생할 파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현재 본인 부담금을 100%로 보장하는 실손형 보험 계약건수는 2000만건에 달한다. 이중 가입자를 감안할 경우 가입자수는 1200만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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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부담금 보장을 전면 금지할 경우 2000만건의 보험계약에 대한 보상문제가 대두돼 엄청난 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보고자료에서 "신규 실손형 상품 및 갱신 상품에 대해 본인 부담금 보장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보협회 관계자는 "민간의료보험은 가입기간이 10년, 20년 등으로 장기간인데 비해 의료비는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며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5년마다 요율을 조정하는데 복지부는 요율 조정을 계약 갱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보험료율 조정은 계약 갱신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 부담금 보장이 금지될 경우 가입자 입장에서는 가입조건이 중간에 바뀌는 것이 돼 보험사가 계약을 위반한 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손형 보험료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본인 부담금 보장이 금지될 경우 민간의료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고가 의료장비 사용과 선진 시술법 중심으로 이뤄진 비급여부문만 보장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비급여의 의료수가는 병원이 부르는게 값"이라며 "보험료 인상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