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강력반발-정부 "시장 너무 커져 어쩔수 없이 개입"
정부의 민간의료보험 법정본인부담금 보장 금지 결정에 보험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보험상품이 출시된 후 20년이 넘도록 방치하다 뒤늦게 규제의 '칼'을 빼들어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비등하다.
30일 보건복지부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에서 건강보험의 법정본인부담금까지 보장해주는 '실손형'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현재처럼 보건당국의 입김이 개입되지 않은채 순수한 금융정책에 의해 보험상품 출시가 허용됐었다.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워낙 미미했던데다 국민소득 수준도 낮아서 건강보험에 미치는 영향을 신경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는게 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민간의료보험 영역은 국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건강보험의 보장성 영역이 너무 협소한 현실에 힙입어 90년대 후반부터 눈에 띄게 성장하더니 2000년 이후에는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게 됐다.
2005년 기준으로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8조5000억원, 그 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본인부담금까지 책임지는 실손형 상품은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돼 있다. 가입자 규모는 1200여만명으로 집계된다.
또한 손해보험사에게만 허용돼 있던 실손형 보험은 지난해 8월부터는 생명보험사에까지 문호가 넓혀진 상태로, 생보사들도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준비 중에 있다가 갑자기 뒤바뀐 규제 정책에 의해서 '날벼락'을 맞게 됐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기존 시장에 더해서 생보사에게까지 상품출시를 허용했다가 건강보험 재정악화를 이유로 시장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협의 없이 정책을 바꿔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더 나아가 이례적으로 성명까지 발표하면서 "보험업계 죽이기"라고 정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보건당국도 그같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민간의료보험의 시장 영역이 너무 커지다 보니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개입'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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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인사는 "최초 도입했을 당시에는 무시해도 됐을 정도로 건보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지만 현재는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상황 논리'에 다름 아니다.
덧붙여 보건당국은 손보업계에서 실익이 없음에도 마케팅 차원에서 무차별적으로 실손형 상품을 확장한데도 주요 원인이 있다고 화살을 돌리고 있다.
정부는 또 "당장 시장규모는 축소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험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보험업계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현재로서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민간의료보험 제도 규제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게 확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