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다 친근한 증권사, CMA는 첫단추"

"은행보다 친근한 증권사, CMA는 첫단추"

대담=홍찬선 증권부장, 정리=김동하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2006.11.13 11:09

[머투초대석]진수형 한화증권 사장..."전통적 경쟁력은 경쟁력 아니다"

↑진수형 한화증권 사장 사진=임성균 기자 tidrbs23@
↑진수형 한화증권 사장 사진=임성균 기자 tidrbs23@

국내 금융시장의 '메카'로 불리는 여의도. 그 중심에 우뚝 솟은 한화증권 빌딩은 시원한 통유리로 여의도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한화증권 빌딩이 '여의도'하면 떠오르는 몇 안되는 상징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과거 증권업계에서 한화증권의 위상은 빌딩에 비하면 초라했다. 제조업 그룹의 계열사여서 '순발력'이 떨어지고 역동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그룹사 '이름값'도 못한다는 비아냥은 이제 옛 말이 됐다. 최근 1년간 한화증권은 시장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증권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변화'를 꿈꾸며, 조금씩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강소(强小)'증권사. 진수형 한화증권 사장 취임 1년 후 달라진 한화증권의 이미지다.

―2005년 11월 취임하신 후 정확이 1년이 지났습니다. 스스로 1년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화증권의 '변화'에 역량을 쏟아부었고, 어느정도 결실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관리만 잘한다'는 이미지, 주식중개업무(브로커리지)에서 벗어나 한화증권이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역동적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기존의 전통적 경쟁력은 이미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인식을 직원들에게 주지시켰고,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독려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CMA는 바로 이같은 변화의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낼 수 있다는 직원들의 자신감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됐죠. CMA는 1년도 채 안돼 계좌수는 약 1424%(약 14배)증가했고, 잔고는 716%(약 7배)늘어났습니다.

―CMA를 주력상품으로 꼽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화증권의 '변화'를 일으키는 데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환매조건부채권(RP)기반 CMA는 지난해초 우리가 업계 최초로 선보였지만, 활용을 잘 못했죠. CMA는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했고, 취임 후 제1목표로 적극 밀어붙였습니다.

CMA를 통해 지금까지 '관리형'회사로 인식되던 한화증권이 고객들을 직접 찾아 나서는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한 거죠.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자본시장 통합법의 취지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증권회사가 주식투자뿐 아니라 매우 다양하고 건전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돼야합니다.

'증권사도 은행통장처럼 편안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는 데 CMA가 적합한 상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자산운용, 투신업계 등도 거치셨는데요

▶과거 경력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황영기 우리은행장,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도 투신업계를 거쳤죠. 지금은 업계가 다양한 경험을 지닌 CEO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양쪽을 이해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변화하는 시장상황에서 다양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는데는 과거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한화증권은 어떠한 경쟁력을 갖춰야할까요.

▶금융업의 경쟁은 인재, 자산확보, 업무영역 3가지를 놓고 벌이는 '싸움'으로 묘사할 수 있습니다. 블루오션 시장의 개척이라는 것은 결국 업무영역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죠. 하지만 블루오션이라는 것은 다분히 결과론적 개념입니다. 성공을 했을 때에만 블루오션이 되는 것이죠.

전통적 방법으로 블루오션을 찾는다기 보다는 새로운 시각과 방법으로 시장에 접근하려고 합니다. 내년에 새로 진출하는 장외파생상품, 퇴직연금 및 신탁업 등도 시장 자체가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략적인 포커스를 다른 곳에 두고 접근할 계획입니다.

IB 분야에서도 기업공개(IPO) 등 전통적 영역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등을 통해 고객의 특수한 요구를 만족시킴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과거 서울투신운용 시절, 건국대학교 기숙사 펀드를 만들었습니다. 15년짜리 상품인데 출범 당시에는 누구도 환영하지 않았죠. 지금은 학생도 투자자도 만족하고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도 사회에 공헌하면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사모투자펀드(PEF)분야의 진출을 늘릴 계획입니다. 특히 교육과 의료 서비스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위기관리(RM)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유는 무엇입니까.

▶앞으로 증권사의 기회창출은 위기관리능력에 달려있습니다. 현재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자통법이 통과되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소규모의 자기자본 뿐 아니라 부채도 과감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합니다. IMF외환위기 후 국내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부채를 과감히 활용하되, 위기관리를 통해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하는 것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지름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계신데요. 주력시장은 어느곳입니까.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습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소양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압축성장과 높은 교육열 등이 그것이죠. 이들 국가는 아직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아 우리의 자본과 경험으로도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합니다. 성장잠재력은 크지만, 소규모 자본으로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습니다.

-자통법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가 큽니다.

▶자본시장통합법은 분명 '기회'지만,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자통법의 취지가 '놀이판을 넓히자'라고 하면, 그 놀이판에는 국내 증권사들 뿐 아니라 외국계 증권사들도 모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 지금도 규제때문에 업무영역을 넓히지 못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결국 자통법과 관계없이, 증권사의 성패는 회사가 업무영역을 어떻게 선택하고 경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재'를 관리하는 것이 될텐데요. 특별한 인재관리 원칙이 있으신지요.

▶원론적인 말이지만, 내부의 인재양성과 외부로부터의 수혈을 병행해갈 계획입니다.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한 인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교육을 통해 내부의 인력도 영업환경에 따라 변화시킬 계획입니다. CEO인 저로서는 훌륭한 인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환경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줘야겠죠.

- 오랜시간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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