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영어특구만 늘릴 셈인가

[기자수첩]영어특구만 늘릴 셈인가

김은령 기자
2006.12.20 07:18

지난 14일 재정경제부 브리핑실.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이 발표되면서 평소보다 북적거렸다.

문화접대비 도입, 의료서비스 개선 등 굵직한 159개 방안 중 관심이 쏠린 분야는 '제주도영어타운'. 여의도 절반 크기의 도유지에 대규모 영어타운을 조성해 초등학생 어학연수 등의 수요를 흡수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자연스레 "연간 학비는 얼마나 되나" "개교는 언제" "누구나 입학할 수 있나"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만큼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그로부터 5일이 지난 19일 열린 지역특구위원회에서는 전남 강진이 외국어 교육특구로 새로 지정됐다. 이로써 외국어교육 관련 지역특구는 9개로 늘어났다. 72곳의 지역특구 중 8분의1이 외국어 교육특구인 셈이다.

전남 순천, 경남 창녕, 경남 거창, 전남 여수 등이 국제화교육 또는 외국어 교육특구며, 이름은 다르지만 경기 군포 청소년교육특구나 경남 김해 평생교육특구 역시 '외국어교육 강화'가 특화사업 내용이다. 외국어 강사에 대한 규제 특례도 거의 같다.

여기에 경기 파주의 영어마을 등 기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영어마을이 있고,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학교에 내국인 입학도 허용됐다. 온통 영어특구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영어학원을 다니고 영어과외가 필수인 요즘 영어교육에 대한 수요는 '특별지역'에만 한정될 수 없다.

'특별지역'을 지정해 외국인 강사를 허용하고 체류기간을 연장해 주는 '혜택'만으로는 영어교육 수요를 해결하기 어렵다. 영어 수요에는 지역 구분이 없기 때문이다. 영어특구 지정이 '꼼수'로 비쳐지는 이유다.

국제화시대에 영어교육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영어교육의 개선없이 단기적인 수요 흡수 대책만 내놓는다면 '영어교육 특별지역'만 늘어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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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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